EU 정상회의 몇시간 앞두고 발표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간 ‘두 개의 관세체계’ 적용하기로
英의회 비준 난항 예상···의회 비준 시 영국 31일 브렉시트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EU와 브렉시트 협상안에 합의했다. /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합의안 초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영국은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는 일단 피하게 됐다. 다만 영국 의회 비준 과정에서 야당의 반대로 난항이 예상된다. 

18일(현지시간) AP, AFP 통신 등 외신은 양측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작되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벌인 막판 협상에서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도 이 합의안 초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에 영국 의회가 이번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을 승인하면 오는 31일에 영국은 EU를 완전 탈퇴하게 된다. 지난 2016년 6월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3년4개월 만이다. 

EU와 영국은 기존에 문제가 됐던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간에 ‘두 개의 관세체계’를 동시에 적용하는 것으로 브렉시트 초안에 합의했다. 북아일랜드를 법적으론 영국 관세영역에 남기면서 실질적으론 EU 관세규칙과 절차를 따르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번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또다시 가로막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영국 의회는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의 두 개의 관세체계에 대해 반대해왔다. 북아일랜드 문제로 브렉시트와 관련한 하원 승인 투표에서 3차례나 부결시킨 바 있다. 북아일랜드에 대한 영국의 통제력 상실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영국 집권 보수당의 사실상 연립정부 파트너인 민주연합당(DUP)도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 및 영국 주요 야당들도 일제히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합의안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존슨 영국 총리는 일단 오는 19일 영국 의회의 특별회의에서 새 합의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이 안건이 의회를 통과하게 되면 영국은 예정대로 이달 31일 EU를 떠나게 된다. 외신들은 존슨 총리가 오는 31일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으로 의회에 이번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노딜’로 가겠다고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협상안이 영국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존슨 총리는 EU에 내년 1월31일로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 존슨 영국 총리는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 합의 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통제권을 되찾는 훌륭한 새 합의를 체결했다”라면서 “이제 의회는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한다”며 영국 의회에 승인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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