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타결 불발 소식 전해져
뉴욕 나스닥 등 글로벌 증시 약세에 코스피도 5거래일 만에 하락
전문가들 “증시 박스권 흐름 이어질 수도”

지난 15일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 사진=연합뉴스

영국과 유럽연합의 브렉시트(Brexit) 합의에 대한 불확실성이 국내 증권시장의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브렉시트 타협이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영국과 유럽연합 양측이 최근 합의에 실패하면서, 미중 무역협상 스몰딜(부분적 합의)로 상승 중인 국내 증시가 연말에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우려로 코스피는 5거래일만에 하락 마감하는 등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증시가 상승을 이어갔지만 다시 영국발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밤늦게까지 진행한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가 실패했다는 소식으로 전 거래일보다 4.89포인트(0.23%) 내린 2077.9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것은 지난 10일 이후 5거래일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45억원, 개인은 103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은 8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67포인트(0.41%) 내린 649.29로 마감했다. 마찬가지로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499억원 순매도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과 유럽연합은 EU 정상회의 직전인 16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에 실패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영국과 유럽연합이 브렉시트를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어 브렉시트딜이 성사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브렉시트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15% 올랐고 프랑스 파리 CAC 40지수는 1.05% 상승했다. 반면 영국 런던 FTSE 100은 1.81% 하락했다. 영국 총리실이 브렉시트 협상 타결과 관련해 “건설적인 논의와 진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더 할 것이 많다”라고 밝히면서 불안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후 영국과 유렵연합 간의 브렉시트 초안 합의가 실패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로 뉴욕 등 글로벌 증시가 하락했다. 이번 합의 실패는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아일랜드와의 국경 문제에서 영국과 이견을 보여 발생했다.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와 아일란드에 ‘두 개의 관세체제’를 동시에 적용하는 안을 지지했다. 이에 앞으로 4년 간 북아일랜드를 유럽연합 관세동맹 안에 남아있도록 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은 두 개의 관세체제를 운영하게 되면 영국과 북아일랜드의 통합을 저해한다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브렉시트 협상 불발 소식을 한국 증권시장보다 먼저 접한 채 개장한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82포인트(0.08%) 하락한 2만7001.98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장보다 5.99포인트(0.20%) 내린 2989.69에, 나스닥 지수는 24.52포인트(0.30%) 떨어진 8124.18에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증시 하락은 브렉시트 불확실성과 미국 9월 소매 판매 감소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연말에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상승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 협상의 초안 작성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아직 브렉시트 합의에 대해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브렉시트 협상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주가 상단이 제한된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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