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5%→1.25% 인하···내년 추가 인하 가능성도
보험업계, 역마진 우려···보험료 인상 요인 될까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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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가 심화하면서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를 굴려 재정을 운영하는 보험사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내렸다. 지난 7월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인하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불안정성 확대로 경제 상황이 내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 1분기에도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 전망이 어두워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1% 또는 0%대까지 진입하는 ‘제로금리’ 시대 도래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미 업황이 좋지 않은 보험사들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금리 인하가 자산운용이익률을 하락시켜 수익성과 재무건정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까닭이다.

국내 보험사는 주로 안전자산인 국고채 및 회사채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 채권에 투자한 운용수익률로 영업이익을 내지만 저금리 기조로 채권 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하락하는 추세다.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10년 생보사의 자산운용이익률은 5.9%, 손보사는 5%였으나 2012년에는 각각 생보사가 4.7%, 손보사가 4.5%를 기록하며 4%대로 하락하더니 지난 7월에는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3.4%까지 떨어지며 이익률이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금리 역시 이런 흐름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 똑같이 투자해도 이전보다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보험사로선 투자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 자산운용수익률 하락도 문제지만 결국 고객에게 약속한 최저보증이율 및 확정이율보다 이익률이 떨어지면서 역마진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보험료를 받아서 자산 운용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이미 지금 금리 수준에서도 역마진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생보사의 경우 손해보험사보다 장기보험 및 고금리 보장 상품을 비중이 높다 보니 저금리에 따른 부담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보험사들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예정이율 인하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뜻한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 인상요인이 된다. 현재 주요 보험사의 예정이율은 2.5~2.7%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시이율과 예정이율이 당장 내려가지는 않겠지만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기준금리 인하 외에도 손해율 상승 등으로 이미 업황이 좋지 않은 상태라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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