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진출 포기로 은행 통한 사업확대 전략 변경 불가피
리테일 부문의 영업 기여도 38% 압도적
키움증권 “사업다각화 차질 없이 진행할 것”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포기하면서 사업다각화 전략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기존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설립을 통해 온라인 기반 위탁매매(브로커리지)만 아니라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된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등 역량도 은행사업을 통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인터넷은행 진출 계획이 무산되면서 타 사업분야로의 확대 전략도 차질이 발생했다. 인터넷은행 포기는 기존 키움컨소시엄에 참여했던 KEB하나은행 등이 대열에서 이탈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도전에 나섰던 다우키움그룹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재도전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키움증권에선 “여러 상황을 종합해 전략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하나은행 등 키움증권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요 주주들이 이탈하고 새로운 주주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턴넷은행 예비인가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과 손을 잡았던 하나은행은 토스와 손을 잡았다. 이에 비바리퍼블리카, 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이 연합한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접수했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며 하나은행, SK텔레콤 등 28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키움증권 강점인 브로커리지 부문이 은행 설립을 통해 WM으로 확대되면 종합증권사로서 체질개선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인터넷은행 사업 계획에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후 컨소시엄 구성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하나은행 외에도 신한은행과 새 파트너십을 구성하려 했지만 의견 차이 등으로 컨소시엄 구성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키움증권이 인터넷은행을 통해 사업 부문을 확대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이다. 키움증권의 최대 강점은 브로커리지 시장의 압도적 점유율이다.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개인 거래대금 시장 점유율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30.2%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점유율이다. 

키움증권은 이에 대해 프로야구 구단 스폰서십을 통한 스포츠마케팅 및 계좌개설·거래 이벤트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개인 브로커리지 시장에 집중된 사업 모델이다.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의 부문별 영업 기여도를 보면 리테일 부문이 38%, IB 부문이 18%, PI 부문이 22%, 홀세일 부문이 9%를 각각 기록했다. 리테일 부문 수익이 40%에 달해 다양한 사업 구조를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들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IB와 WM에서 수익이 나면서 이 부문이 성장 동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대로 증권 시장의 거래대금 감소로 이에 기댄 증권사의 실적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된 거래대금은 85조9000억원으로 지난 2017년 1월 82조23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키움증권의 순이익 감소 전망 원인은) 거래대금 감소와 신용잔고 감소로 인해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이 전분기 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며 “코스닥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며 PI 투자 및 투자관련 자회사들의 성과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사업다각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며 “(리테일 부문 등) 잘하고 있는 부분은 더욱 잘하고, 다른 사업 부문도 (리테일 비중에) 맞춰가며 성장하고 있다. 여러 사업 부문별 실적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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