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보라 시장 2위 품목, 연매출 40억원대···1위 머시론 등 경쟁 품목 매출 증가 전망

마이보라. / 사진=동아제약
마이보라. / 사진=동아제약

바이엘의 사전피임약 마이보라와 멜리안이 최근 품절됐다. 특히 마이보라는 일반의약품 사전피임약 중 매출 2위를 달려온 품목이어서 1위인 머시론 등 경쟁사 품목 매출 증가도 예상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엘이 제조하고 동아제약이 공급해왔던 마이보라와 멜리안 품목이 이달 초부터 품절사태를 겪고 있다. 이에 일선약국은 일반약인 2개 품목 재고분을 수소문하고 있지만 구하기 쉽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해당 의약품을 공급해온 동아제약은 바이엘 생산 공장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동아제약은 2개 품목 공급이 내년 1분기 내로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2015년부터 마이보라와 멜리안 품목을 국내에 공급해왔다. 단순하게 바이엘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것은 아니었다. 국내에 한정했지만, 2개 품목 브랜드 상표권과 특허권을 갖고 있는 등 사실상 마이보라와 멜리안을 인수해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제약사들에 따르면 마이보라는 국내 일반약 사전피임약 시장에서 2위를 점유했던 품목이다. 사전피임약 시장은 크게 전문약과 일반약으로 구분된다. 일반인들은 사전피임약을 일반약, 사후피임약을 전문약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같은 구분에서 예외적 경우가 바로 전문약이면서 사전피임약인 바이엘의 야즈다. 야즈는 지난해 126억55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사전피임약 전체 시장의 최고 매출 품목이다. 

이어 일반약 사전피임약 시장을 별도 구분하면 알보젠이 수입하고 종근당이 판매하는 머시론이 1위 품목으로 꼽힌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머시론 매출액은 14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7월은 유한양행에서 종근당으로 머시론 공급권이 변경된 시점이다.

실제 종근당은 이전 유한양행이 공급하던 시절에 비해 머시론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제약도 이번 2개 품목 품절사태로 인해 머시론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도 종근당은 표정관리에 열심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일시적 품절이기 때문에 큰 여파는 예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머시론 판매액이 증가세에 있는 것은 맞다”고 언급했다.      

머시론에 이어 2위권을 유지해온 마이보라는 올 상반기 19억여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품목은 지난해 4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동아제약 예상대로 내년 1분기 내 마이보라 공급이 재개될 경우 최대 20억원 안팎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사전피임약 시장에서 마이보라 다음으로는 한국화이자제약이 수입하고 일동제약이 판매하는 에이리스, 광동제약 센스리베, GC녹십자 디어미, 현대약품 보니타(무순) 등 품목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품목도 적지 않다. 종근당에 머시론 공급권을 넘긴 유한양행은 지난 6월 중순 머시론 제네릭인 센스데이를 출시했다. 급작스럽게 출시가 결정된 센스데이는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스페인 제약사 신디아가 제조하는 사전피임약 릴리애정 품목허가를 받았던 동국제약도 지난달 18일 출시했다. 릴리애정은 머시론과 동일 성분이다.    

결국 연간 200억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사전피임약 시장에서 최대 6개월로 추산되는 마이보라와 멜리안 품절사태는 동아제약 경쟁사들이 활발하게 영업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3대 영업력을 갖춘 종근당이 7월 한 달간 14억원 이상 실적을 달성할 만큼 머시론 매출이 상승하는 시점에서 2개 품목 품절은 최상의 호재가 될 것”이라며 “관련 제약사들의 영업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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