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둔화 등 고려, 1.25%로 인하…이일형, 임지원 ‘동결’ 소수의견
이주열 총재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 살피며 통화정책 운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기욱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기욱 기자

1%대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한은 금통위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지난 2016년 6월 9일 금통위 이후 두 번째 역대 최저치에 해당한다. 이일형 금통위원과 임지원 금통위원은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금통위에 따르면 최근 세계경제는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 둔화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미국의 GDP성장률은 2.0%로 1분기(3.1%)에 비해 하락했으며 8월 수출 역시 전월(0.9%)보다 낮아진 0.3%의 증가율을 보였다.

유로존의 GDP성장률도 2분기 0.2%를 기록하며 1분기(0.4%)보다 악화됐으며 중국 역시 같은 기간 GDP성장률이 6.4%에서 6.2%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미국과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수출이 8월(-1.0%)과 9월(-3.2%) 두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시장도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과 주요국 경제지표 부진 등의 영향으로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금통위는 향후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의해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이 변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부진,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됐다. 2분기 건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1.4%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설비투자 역시 3.2%로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수출의 경우 지난달 -11.7%의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을 보이며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소비증가세도 1분기와 2분기 각각 0.1%, 0.7%를 기록하며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농축수산물,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를, 지난달에는 -0.4%를 기록했다. 수요측면의 물가 상승률을 보여주는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도 0.5%에 머물렀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 내외에서 오르내리다가 내년 이후 1%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불균형 측면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8000억원으로 7월(5조8000억원)과 8월(7조4000억원)보다 줄어들었다. 다만 9월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각각 0.2%, 0.1%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향후 성장흐름이 기존 성장 경로 전망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요 대외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상황과 그것이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피고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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