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울리며 부지확보전 하는 건설업계···경쟁률 100대 1도 가뿐
새 아파트 선호현상에 청약경쟁률 높아진 영향, 당분간 추세 이어질 듯

수도권 공동주택용지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수도권 공동주택용지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수도권 공동주택용지 시장이 건설업체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이른바 미미삼으로 불리며 노원구의 대장주 아파트로 자리매김한 미성·미륭·삼호3차아파트 등 각 지역별 재건축 추진 대장격인 단지들이 연일 안전진단에서 기준 미달되면서 정비사업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서울 재건축 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모습과는 대조를 이룬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지난달 20일 공급에 나선 인천 검단신도시 공동주택용지에 190개에 달하는 건설업체가 몰렸다. 하루 전인 지난 15일 진행한 이곳 택지 추첨에서는 호반건설의 관계사인 티에스주택이 당첨됐다.

건설업계가 공동주택용지 공급시장에 몰리는 이유는 수익성이 높아질 게 기대돼서다. 재건축 시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건축 시장 규제 및 인허가 지연 등을 이유로 서울 주택시장의 분양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하락할 게 예상되는 반면 수도권 공동주택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등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자 건설사, 시행사 등이 수도권 택지공급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실제 정비사업장의 수익성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한 지난 8월 중순 이후 LH가 공급 및 추첨 발표한 수도권 택지공급 경쟁률을 보면 어마어마하다. 8월 12일 발표한 화성동탄2 A59블록은 182대 1을, 8월 23일 발표한 A58블록은 164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소개한 인천 검단 역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분양 무덤이란 오명을 안고 있었는데 반년 새 189개의 건설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특히 올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에 진입한 호반건설까지도 입찰에 적극적이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업계에서는 현재 분양을 진행 중인 토지들도 이 못지않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LH에 따르면 동탄2 A61블록은 오는 21일 신청자 접수를 마감한다. A60블록은 내달 4일 마감한다. 특히 A61블록은 총 5만1000㎡ 규모의 토지에 전용면적 60∼85㎡ 및 85㎡ 초과의 아파트 585가구를 짓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데, 입지가 우수해 접수에 많은 건설업체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파주 운정지구에서도 3필지가 공급물량으로 풀릴 게 예고돼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등 규제지역이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문턱이 높은데다 공급물량이 적다. 앞으로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지역이 풍선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업체들이 막대한 돈을 들여서라도 개발을 추진하려고 미리 부지를 확보해두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실제 인천 등지에서 올해 최고 청약경쟁률이 나오는 등 입지 좋은 신축 선호현상에 수도권 시장도 청약경쟁률이 높아지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공동주택 택지 인기가 치솟는 것은 재건축 시장과는 별개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업체에 따라 중점적으로 들어가는 시장이 다르다. 정비사업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10대 건설사 위주로 진입하는 시장이고, 공동주택용지는 주로 중견건설사가 들어가는 시장이기 때문에 택지가 인기인 것이 재건축 시장 위축 때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최근 3기신도시 발표 등으로 교통이 개선될 게 기대되자 2기신도시의 공동주택용지 인기도 덩달아 치솟았다. 당분간 공동주택용지 인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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