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집중도 63.64%···향후 손해율 추가 상승 부담도
종합보험사 라이선스, 교직원 고객 등 매력 있지만 시장은 ‘잠잠’

한국교직원공제회/사진=연합뉴스
한국교직원공제회/사진=연합뉴스

경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경영 정상화 컨설팅을 받은 더케이손해보험이 결국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더케이손보는 지난해에 이어 확대된 적자폭과 높은 자동차보험 의존도, 손해율 증가 등의 취약점을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 확충 부담과 고정 고객군 확보 등으로 긍정 평가도 함께 받고 있다.

특히 종합보험사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손보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신한· 하나·우리금융그룹 등으로의 매각 가능성도 일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손보사 자체가 각 금융그룹들의 M&A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기 때문에 실제 실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더케이손보에 대한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삼정KPMG는 더케이손보 경영 정상화 컨설팅 자문사로서 교직원공제회와 함께 자본 확충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매각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매각 대상은 교직원공제회가 가지고 있는 더케이손보 지분 100%며 매각금액은 지난해 말 더케이손보의 자본 총액(1491억원)과 비슷한 1500억원대로 예상된다.

더케이손보는 지난 2003년 12월 자동차보험사업자로 영업을 개시했으며 3년 차인 2006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2008년 6월과 2010년 1월에 손해보험과 제3보험 9개 보험종목의 허가를 취득했고, 2014년 4월 보험업법시행령 개정으로 손해보험 전 종목 허가를 취득하는 데 성공했다.

더케이손보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가격 인하 경쟁 심화 ▲폭염·태풍으로 인한 자동차보험 정비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2017년 59억원에서 지난해 -105억원으로 줄어들어 적자 전환했다.

적자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지난 상반기 기준 더케이손보의 당기순손실은 63억원으로 전년 동기(7억원)에 비해 9배나 증가했으며 영업손실도 7억원에서 81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원수보험료는 같은 기간 2398억원에서 245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보험영업손실은 97억원에서 172억원으로 오히려 악화됐다. 투자손익은 1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9억원)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고 운용자산이익율은 3.12%에서 2.69%로 하락했다.

자료=손해보험협회/표=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손해보험협회/표=이다인 디자이너

더케이손보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심각한 자동차보험 의존도다. 지난 6월 기준 더케이손보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총 1561억원으로 전체 원수보험료 2453억원의 63.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66.35%)보다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보험사 전체 원수보험료(41조5666억원)에서 자동차보험(8조6412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78%에 불과하다.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은 손해율 증가로 이어졌다. 자동차보험은 지난해부터 손해율이 급증하기 시작해 손보업계 전체에 불황을 야기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더케이손보의 손해율은 92.16%로 지난해 동기(89.59%)보다 2.57%포인트 상승했다. 링링·타파·미탁 등 잇단 태풍으로 인해 향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더케이손보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는 점은 ‘종합보험사 라이선스’다. 더케이손보는 이미 지난 2014년 종합보험사로서의 자격을 획득했기 때문에 더케이손보를 인수하는 회사는 곧장 전 종목 영업에 뛰어들 수 있다. 아직 손보 계열사를 갖지 못한 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이 후보자로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추가로 더케이손보는 6월 말 기준 185%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기록하며 또 다른 잠재 매물인 MG손해보험(130%)을 크게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물 중에는 자본 확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셈이다. 교직원이라는 확고한 고객군을 가지고 있다는 것 역시 큰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주요 금융그룹들이 실제로 인수전에 참여할 확률은 극히 낮다는게 대체적인 시장의 평가다. 각 금융그룹의 M&A 정책상 손보사 자체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그 이후에 생명보험사 인수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최근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하기로 한 하나금융 역시 “아직 손보사 인수는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한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M&A사업에서 가장 급선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오렌지라이프’ 잔여 지분 인수”라며 “인수가가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잔여 지분 인수 후에도 조직 안정 차원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M&A를 고려할 여력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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