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환매 연기 금액 8466억원···최대 1조3363억원 될 수도
“투자자 신뢰 무너지고 사모펀드 리스크 부각돼 사모재간접 시장에 부정적”
“DLF 사태와는 다른 특이 케이스로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

국내 상위권 헤지펀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사태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각광받고 있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시장에도 그 불똥이 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 저하에 따라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이번 사태는 특수한 경우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존재한다.   

1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펀드 규모는 전날 기준 84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만 하더라도 환매 연기 규모는 6030억원 수준이었지만 사모채권과 메자닌 펀드에 이어 이날 무역금융 펀드에서도 2436억원 규모의 환매 연기가 결정되면서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환매 중지 가능성을 감안하면 최대 1조3363억원의 자금이 묶일 것으로 관측된다.

환매 중지 사태가 확대되면서 그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환매는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위탁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투자자와 운용사 간 중요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맡긴 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경우 자금 활용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그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환매에 대한 신뢰가 깨지게 되면 자금을 맡기는 것 자체에 대한 리스크가 생기게 된다.  

그에 따라 간접투자 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 각광받고 있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인다.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공모 시장 부진을 타개할 펀드 유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증식 전유물로 인식되던 사모펀드를 소액 투자자들도 간접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의 최소 투자액인 500만원 규제까지 폐지하면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헤지펀드로는 처음으로 공모 시장에서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내놓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출시 20일 만에 1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활성화 가능성을 드러낸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자산운용사와 투자자 사이 신뢰 문제뿐만 아니라 사모펀드들의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며 “기존에 높은 수익률을 제시했던 사모펀드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가 바뀌게 되면 사모펀드뿐만 아니라 사모재간접 펀드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반대로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주장도 있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가 최근 불완전판매 논란과 대량 손실을 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는 다르게 각종 악재가 겹쳐진 유동성 문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펀드를 개방형으로 해놓다 보니 투자 자산의 만기 시점과 투자자들의 환매일이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준비한 유동성이 있어 문제가 없었겠지만 최근 증시 상황이 좋지 못해 메자닌 등의 자산 유동화가 쉽지 않아졌고 수익률 돌려막기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 등이 겹치면서 문제가 생겼다”며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 특수한 사례로 보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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