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약세에 상장···돼지열병 테마주로 부각되며 주가 크게 올라
2년 공들인 상장, 올 첫 IPO 진행한 유진증권의 상장사 공모 인수 물량 가치도 ↑  

마니커에프앤지가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테마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마니커에프엔지와 8월 상장한 기업들 주가가 당시 글로벌 악재로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에서 회복하지 못한 반면 마니커에프엔지는 상장 시초가보다 높은 수준의 주가를 보이고 있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마니커에프앤지가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테마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마니커에프엔지와 8월 상장한 기업들 주가가 당시 글로벌 악재로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에서 회복하지 못한 반면 마니커에프엔지는 상장 시초가보다 높은 수준의 주가를 보이고 있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올 하반기에 코스닥 상장 기업 중 식품업종인 마니커에프앤지가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이 기업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하자 대체재 관련 기업으로 수혜를 봤다. 8월 당시엔 코스닥이 글로벌 악재 탓에 약세였다. 이 시기에 상장한 대다수 기업 주가는 공모가보다 한참 아래에서 유지되고 있다. 마니커에프앤지의 주가 상승이 돋보이는 이유다. 마니커에프앤지 상장을 주관한 유진투자증권도 올해 첫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니커에프앤지 주가는 지난 8월20일 상장 이후 경기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 영향으로 급등했다. 지난달 25일과 27일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장중 20% 이상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최근에 와서 주가는 다소 조정을 받으면서 이날 1만3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상장 시초가보다 69.3%나 올랐다. 

마니커에프앤지는 상장 당시 코스닥 약세에도 희망공모가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바 있다. 8월7~8일 이틀 동안 실시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12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1056.91 대 1을 기록하고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밴드 최상단인 4000원으로 확정했다.

특히 마니커에프앤지는 비슷한 시기에 상장한 다른 종목들이 주가 하락으로 맥을 못 추는 가운데서도 주가가 현재까지 상장 당일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에스피시시스템은 8월14일 상장 이후 지난 11일까지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38.81% 떨어졌고, 나노브릭(8월19일 상장)은 22.29% 하락했다. 마니커에프엔지가 상장 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청약에서까지 흥행을 일으킨 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테마주로 크게 주목받으면서 반사이익를 본 셈이다. 

마니커에프앤지 주가 흐름. / 사진=키움증권HTS

마니커에프엔지는 닭고기 가공식품 생산업체다. 롯데리아·맥도날드·BHC·CJ제일제당 등 유명 프랜차이즈와 대기업을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미국 시장에서 삼계죽 20만 팩을 판매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간편식 상품 매출도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액은 994억원, 영업이익은 62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15.7%, 172.8% 증가했다. 

마니커에프앤지는 특히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직접 생산하는 다른 업체와 달리 계열사인 마니커로부터 도축된 닭고기를 받아 가공품을 생산하고 이를 유통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AI) 등 외부 변수가 미치는 영향이 적을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테마주로서 주가 상승이 유독 두드러졌던 이유로 풀이된다. 

마니커에프앤지 주가가 순항하면서 상장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도 상장 기업의 주가 부진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유진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유진기업인수목적4호를 제외하면 올해 실질적으로 IPO를 주관한 것은 마니커에프앤지가 처음이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으로서는 2017년 3월 마니커에프앤지와 대표주관계약을 맺은 후 상장까지 2년여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이 기업의 상장 후 흥행도 중요했다. 

마니커에프앤지가 상장할 당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가 심화되면서 IPO에 나섰던 기업들의 상장 철회가 이어졌고, 당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도 대부분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8월까지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43%가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보였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경우 기업 평판이 떨어질 수 있고 주관사 입장에선 상장 시기를 맞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코스닥 주선 증권사가 상장 기업의 발행 공모주의 3%를 의무적으로 인수해야 하는데 이 가치가 높아진 부분에서는 긍정적”이라며 “다만 상장 기업의 주가 상승이 주선 증권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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