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 완성도 집중 당부···수익보다는 고객가치 극대화에 초점
기존 서비스 가져오는 방식에는 ‘혁신성 부족’ 지적도···“금융-통신 결합 자체가 혁신”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KB국민은행이 혁신금융서비스 리브 엠(Liiv M) 출시를 앞두고 있다. 리브 엠은 금융당국의 금융 규제 샌드박스 1차 지정 서비스 중 하나로 이른바 ‘알뜰폰’(가상이동통신망, MVNO)사업을 은행에서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KB금융그룹이 금융산업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리브 엠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으며 국민은행 역시 출시에 앞서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리브 엠을 통해 금융과 통신의 결합을 시도해,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과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존에 있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아직까지는 혁신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달 중으로 리브 엠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알뜰폰 서비스는 기존 통신망을 빌려 가상이동통신망을 짠 뒤 재판매하는 사업으로 국민은행은 LG유플러스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LTE·5G를 포함한 통신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현재 국민은행은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이 직접 빠른 출시보다는 높은 완성도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출시 일정이 계획보다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은행은 사업을 통한 금전적 이익보다는 고객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2만~3만원대의 통신요금 할인을 제공할 예정이며 모바일상에서 친구결합을 통해 통신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신개념 할인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사용 후 남은 고객의 데이터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데이터 캐시백’ 도입도 내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고객들은 유심(USIM)칩 교체만으로 각종 금융 관련 인증을 간소화할 수도 있다. 반대로 은행이 얻을 수 있는 효과로는 신규 고객 창출과 고객 충성도 강화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혁신성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줌으로써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고 더 나아가 금융산업에 변화를 이끄는 금융 규제 샌드박스 지정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알뜰폰의 경우 새로운 개발이라기보다 이미 다른 산업에 있던 서비스를 가져온 것이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 혜택이 최장 4년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향후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 규제 샌드박스 심사를 통과한 서비스는 2년간 규제가 면제되고, 추가로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이후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 기간 동안 알뜰폰 서비스가 은행의 부수업무로 인정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신과 금융의 결합 자체가 혁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출시 준비 단계에 있기 때문에 향후 통신과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출시보다는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 금융 규제 샌드박스 기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