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지는 상황 속 안정적인 우량주 위주 투자 늘려
일각에선 ‘대기업 영향력 확대’ 해석도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 본사. / 사진=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 본사. / 사진=연합뉴스

대기업들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재계에선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크게 2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1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평균 7.83%에서 올해 9월 말 현재 8.23%로 0.4%포인트 상승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포스코그룹 지분이 2.86%에서 4.01%로 1.15%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현대차(7.72%→8.27%), 삼성(8.63%→9.11%), SK(7.74%→8.08%), LG(8.57%→8.85%), 농협(9.53%→9.77%)에 대한 지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특히 대기업 위주로 지분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10대 그룹 지분율 상승은 이 같은 추세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되며 당분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의 주요 대기업 지분율 상승은 크게 2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우선은 현 경기 상황 때문이다. 경제 상황이 워낙 안 좋고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대형 우량주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국민연금의 1차적 목표는 무엇보다도 수익성”이라며 “현재 상황에선 대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고 수익성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 경영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특히 재계는 현재 금융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과 맞물려 이뤄지는 지분율 상승에 주목한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게 되면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끼어들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커지게 된다”며 “(지분율 상승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발 맞춰 내년 주총 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기관투자자들의 주식대량보유보고제도(5%룰)가 완화돼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참여할 여지가 커진다.

한편 기업들은 이 같은 국민연금의 지분 증가 추세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한 한 기업 관계자는 “주요 주주로서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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