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긴급기자회견, ESS화재 대책 발표···“ESS 산업 살려야 한다 책임감으로 관련 비용 자체 부담”
삼성SDI가 제작해 전국 곳곳에 설치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특수소화시스템이 도입된다. 삼성 측은 “자사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고객과 국민을 불안하게 해선 안 된다는 판단 아래 실시하게 됐다”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와 소비자들은 과거 갤럭시 노트7 발화로 한 차례 홍역을 겪은 삼성SDI의 발 빠른 대처라는 반응이 나온다.
14일 오전 삼성SDI는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ESS 특수소화시스템 설치 등을 포함한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화재의 주된 원인으로 밝혀진 외부 유입 고전압·고전류를 차단하고 예기치 않은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이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특수 소화시스템을 추가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신규로 판매되는 ESS에는 해당 시스템이 적용되며, 이미 설치된 ESS에 추가로 특수소화시스템을 장착하는 비용은 삼성 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글로벌 리딩기업으로서 위기에 빠진 국내 ESS 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국내 전 사이트의 안정성 종합 대책 관련 비용을 자체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SDI의 특수 소화시스템은 첨단 약품과 신개념 열확산 차단재로 구성됐다. 특정 셀이 발화하면 곧바로 소화시켜 인근 셀로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업체 측은 이 시스템으로 미국 국제 인증기관인 UL의 테스트 기준을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도입되는 화재 방지 시스템이 국내 사이트에 적요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ESS 화재 원인에 관계없이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글로벌 리딩업체로서의 책무”라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위기에 직면한 국내 ESS 산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단기간 내 설치를 완료하기 위해 별도의 가용인력 및 자원 등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1년 동안 국내 전 사이트를 대상으로 △외부의 전기적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정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취급 중 충격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 △ESS 설치·시공에 대한 감리강화 및 시공업체를 상대로 한 정기교육 등을 실시했다. 이상신호를 감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 안전성 종합강화대책은 이달 중 마무리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