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출석 후 약 20시간 경과···경찰, 경영고문 역할 및 위촉과정 추궁

황창규 KT 회장/사진=연합뉴스
황창규 KT 회장/사진=연합뉴스

경영 고문 부정 위촉을 통한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고강도 밤샘 조사를 받은 후 귀가했다. 경찰은 황 회장에게 경영 고문의 역할과 위촉 과정 등을 추궁했으나 황 회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황 회장은 지난 11일 오전 7시10분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자진 출석했으며 약 20시간에 달하는 조사를 받은 후 12일 오전 3시쯤 경찰청을 빠져나왔다. 의혹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현재 그는 정치권 인사를 비롯한 군인, 경찰,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 등 14명을 경영 고문으로 위촉해 이들을 각종 로비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KT 새 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황 회장을 업무상 배임과 횡령, 뇌물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14명의 경영 고문에게 약 20억원의 보수를 지출한 것이 그 이유다.

당시 새 노조 측은 “KT직원들은 물론 임원들조차 경영고문의 신원을 모를 정도로 은밀했다”며 “회사의 이익보다는 황창규 회장 개인 자리보전을 위한 ‘정치적 줄대기’의 일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검찰은 3월말 수사에 착수했으며 4월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이후 경찰은 7월 KT 광화문 사옥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의 강도를 높였고 지난달에는 황 회장의 측근인 김인회 KT 사장(경영기획부문장)과 구현모 KT 사장(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소환 조사했다. 두 사장은 모두 비서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경찰 측 관계자는 “황 회장의 진술 내용과 노조가 제기한 의혹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필요에 따라 황 회장을 다시 소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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