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에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이주열 총재 “2.2% 성장 힘들어”
금통위원 다수 “완화정책 필요” 입장···이일형 위원 “금융불균형, 심각한 문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한주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 둔화와 마이너스 물가 등 각종 지표 상 금리조정 여건이 조성된만큼 금통위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올해 남은 두 번의 금통위 중 10월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오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해 금리 인하 또는 동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 7월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1.50%로 한 차례 인하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6년 6월 이후 3년1개월만의 금리 인하 조치다.

지난 8월 금통위는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다만 조동철 금통위원과 신인석 금통위원 두 명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하며 추가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현재 각 경제지표는 모두 금리 인하를 가리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52억7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동월(85억5000만달러) 대비 38.36%나 줄어들었다. 상품수지 흑자는 47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월(109억2000만달러)의 46%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월(36억7000만달러) 이후 5년 7개월만에 최저치에 해당한다.

수출 부진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도 우려된다. 한은은 지난 7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대폭하향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달성이 불확실한 상태다. OECD의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설정했으며 BoA메릴린치와,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은행들은 보다 낮은 1%대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2% 달성이 쉽지 않아보인다”며 “지난 7월에 전망치를 낮춘후 두 달이 흘렀는데 흐름을 종합해 보면 하방리스크가 조금 더 컸다”고 진단했다.

마이너스로 떨어진 소비자물가상승률도 문제다. 통계청 집계 결과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4%를 기록했다. 통계 집계 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0%로 집계된 8월 물가상승률도 실제로는 -0.04%의 마이너스 증가율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사실상 두달 연속 물가가 지난해 대비 하락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이 총재는 “당장 디플레이션 징후로 보긴 어렵다”고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회복세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만약 우려가 있다고 하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감에 출석한 금통위원들의 발언은 10월 인하론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을 낸 조동철, 신인석 위원은 다시 한번 완화정책을 강조했다. 조 위원은 “구조적 문제나 인구문제를 생각할 때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확률이 높아질 확률보다는 훨씬 높다”고 분석했으며 신 위원 역시 “통화정책은 엄중한 경제상황에 맞게 적극적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입장 표명에 신중을 기했던 윤면식 한은 부총재도 “전통적 통화정책을 쓸 여력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반대로 대표적인 매파(긴축 정책 선호) 위원으로 꼽히는 이일형 위원은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위원은 “금융불균형은 거시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거시건전성으로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있고 통화정책 차원에서 대처할 수 있는 문제로 나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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