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품질 및 서비스 체감 기대 이하

LG유플러스 5G 팝업스토어 ‘일상로5G길’에 꾸며진 5G 네온사인. / 사진=변소인 기자
LG유플러스 5G 팝업스토어 ‘일상로5G길’에 꾸며진 5G 네온사인. / 사진=변소인 기자

한국이 세계 최초로 5세대 네트워크(5G)를 상용화한 지 반 년이 지났다. 5G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을 정도로 자주 홍보돼 입에 붙었지만 5G 품질이나 서비스에 대한 체감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짧다고 입을 모았다. 올 연말이 돼야만 그마나 공개할 만한 내용이 있을 것이고 그 전까지는 기지국 구축에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 6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중간점검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다만 연말까지 인구와 트래픽 기준으로 80%의 5G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연내에 기지국 7만개를 설치할 계획이고, LG유플러스는 8만개를 구축할 방침이다. 대신 이통 3사 모두 전국망 구축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과거 통신 관련 연구를 담당했던 한 교수는 “5G 서비스가 아주 초기였던 단계부터 고가의 요금을 받고 가입을 시킨 데는 문제가 있다”며 “시범 기간에는 무료로 이용하거나 기존 요금제로 이용을 하고 5G 서비스가 어느 정도 안정화됐을 때 새로운 요금제에 가입시키는 게 맞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가의 5G 요금제, 5G 단말기를 사용함에도 5G 통신의 불편함 때문에 ‘LTE 우선 모드’를 사용하는 이는 여전히 많다. 정보기술(IT) 커뮤니티에서는 LTE 우선 모드를 사용하는 법이 꿀팁으로 통한다. 배터리를 조금이라도 아끼고 끊김을 피하기 위해 사용자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한 제조사 서비스센터 직원도 “배터리를 아끼려면 LTE 우선 모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나도 원래 LTE 우선 모드를 사용했는데 이럴 거면 왜 5G 폰으로 바꿨나 싶어서 다시 5G를 사용하려고 켜놨긴 하다. 그러나 잘 안 되는 건 맞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의 5G 단말기인 삼성전자 S10 5G의 경우 초반 배터리가 심하게 닳는 문제로 불편을 호소하며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현재는 해당 문제로 내방하는 고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5G가 주는 장점보다는 불편함이 더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잦은 실내, 대중교통, 집 안에서 5G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5G를 우선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차피 자주 쓰는 곳에서 LTE만 된다면 LTE 우선 모드가 더 합리적인 셈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장소별 5G 기지국 구축 현황’ 자료에 의하면 지난달 19일 준공신고 기준 이통 3사의 5G 기지국수는 9만755국이다. 이 가운데 97.55%인 8만8529국이 지상에 구축됐다. 실내 기지국은 전체 5G 기지국의 1% 수준인 898국에 불과했다.

실제 속도도 광고 속, 이론 속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글로벌 인터넷 성능평가 전문 업체 우클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사용 환경에서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393.07Mbps로 확인됐다. 해당 조사는 지난 6월에서 8월 우클라의 속도 측정 사이트인 스피드테스트를 통해 측정한 값이다. LTE의 실사용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64.79Mbps인 것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빠른 수준이다. 5G가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홍보한 것과 사뭇 다른 결과다.

이런 상황에도 국내 5G 가입자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5G 단말기에 보조금이 쏟아지면서 지난 6월10일 상용화 69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과거 LTE가 상용화 이후 81일 만에 1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보다 빠른 속도다. 이후 지난 8월에는 200만 가입자를 훌쩍 넘어섰다.

각 사별로 봐도 차례로 100만 가입자를 돌파하고 있다. 지난 8월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100만 가입자를 돌파한 데 이어 KT는 지난달 21일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이번 달에 100만 가입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국내 5G 가입자수가 연내에 300만 명은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미 지난 8월 기준 이통 3사의 5G 가입자수는 279만4536명이다. 하반기 프리미엄급 신규 단말기 출시가 없어 5G 가입자수 증가세가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올해 안에 가입자수 400만 명을 넘기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전화 단말기별 트래픽 현황을 보면 지난 4월 5G 스마트폰 전체 트래픽이 5937TB(테라바이트)에 불과했으나 지난 8월 기준 5G 스마트폰 전체 트래픽은 6만7237TB로 11배 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5G 스마트폰 1가입자당 트래픽은 지난 8월 기준 2만5233MB다. 즉, 5G 가입자 1인당 월 24GB 이상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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