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성공 등 호재로만 주가 올라 이후 급락 보여
전문가들 “실적 바탕한 옥석가리기 중요하다”

제약·바이오주들이 이 주 들어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외국인은 순매도로 대응했다. / 사진=시사저널e

제약·바이오 주가가 최근 상한가를 기록한 후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제약·바이오주들의 상한가 기록에도 순매도로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제약·바이오 종목 주가가 신약 임상 소식 등 호재로 상한가를 기록한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급등과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에이프로젠제약은 지난 8일과 10일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면서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상한가였다. 이번 상한가 기록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연구가 에이프로젠제약의 계열사 특허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발생했다. 

로고스바이오와 티앤알바이오팹은 지난 10일 국내 연구진의 폐암 오가노이드 배양 성공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장세진 교수팀과 의생명연구소 김민서 박사팀은 세계 최초로 폐암 오가노이드 배양을 성공했다고 전했다. 로고스바이오는 이와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티앤알바이오팹은 오가노이드 개발 활용에 관한 특허 보유라는 소식으로 주가가 크게 늘었다.

같은 날 이노테라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제조허가 승인 소식에 29.58% 상승한 1만3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회사는 이날 흡수성 체내용 지혈용품(4등급)에 대한 의료기기 제조허가를 식약처로부터 승인 받았다고 공시했다.

또 최근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신라젠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지분 매입 소식에,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신경병증에 대한 엔젠시스(VM202)의 미국 임상에서 안정성·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상한가를 기록했던 이 종목들에서 외국인은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번주(7~10일) 동안 헬릭스미스를 217억4700억원 순매도했다. 신라젠은 207억5000억원, 에이프로젠제약은 28억원7800원, 이노테라피는 3억2800억원, 티앤알바이오팹은 2억7100만원, 로고스바이오는 1억2100만원어치 팔아치웠다. 이들 종목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 각종 호재로 몰려들어 상한가를 이끈 셈이다. 

또 이들 제약바이오 종목은 상한가를 기록한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도 보였다. 로고스바이오는 상한가를 기록한 다음날 전 거래일보다 6.81% 떨어졌고 티앤알바이오팹은 7.05% 하락했다. 신라젠은 상한가를 기록한 7일(1만4200원) 이후 주가 상승을 이어가지 못하고 11일에 전 거래일보다 10.93% 떨어진 1만3450원을 기록했다. 헬릭스미스도 상한가를 기록한 7일 이후 큰 하락을 봤다. 11일엔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9.82%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실적에 기대지 않은 채 임상 성공 결과 등 소식만으로 주가가 과열된 측면이 있다며 기업의 수익성을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제약·바이오주는) 상반기 실적부진과 연초에 기대되었던 연구개발 모멘텀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초래하면서 업종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리스크가 노출된 현시점에서는 옥석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신약개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해외수출을 통한 실적개선이 가능한 업체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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