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상품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 역임···21일 종합감사 증인 출석 예정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사진=연합뉴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사진=연합뉴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의 책임자로서 국정감사 증인으로도 채택됐다. 대규모 손실 사태로 문제가 되고 있는 DLF상품은 지난해 함 부회장이 행장을 역임하고 있을 당시부터 판매된 것으로 책임 소재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강도 높은 질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조사 결과에 따라서 기관장 징계까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함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함 부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추가 채택하기로 합의하고 전체회의를 통해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함 부회장은 오는 21일 열리는 종합감사에 출석하게 됐다.

지난 1일 금감원의 중간발표 결과 지난달 25일 기준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상품 판매잔액은 3183억원으로 예상손실률은 55.44%(1764억원)에 달한다. 하나은행은 만기 1년~1년6개월의 상품을 지난해 9월부터 판매했다. 판매 당시 CEO는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아니라 함 부회장으로 그는 지난 2015년부터 올 3월까지 하나은행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금융위원회·금감원 국감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DLF 사태 관련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함 부회장 역시 오는 21일 종합감사에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 등 여러 의원에게 강한 질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리스크들은 향후 함 부회장의 행보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함 부회장은 현재 하나금융의 2인자이자 차기 회장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김정태 회장은 임기가 끝나는 2021년에 만 69세가 돼 하나금융의 연령 제한(만 70세)에 근접하게 된다. 이미 3연임까지 성공한 만큼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함 부회장이 은행장 3연임에 성공한 후 김 회장의 임기 만료에 맞춰 회장직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함 부회장이 통합 KEB하나은행의 초대 행장으로서 은행 시스템 통합, 노조 통합, 임금·복지체계 통합 등을 조기에 성공적으로 이뤄냈으며 매년 호실적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금감원은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들과 면담해 함영주 당시 하나은행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함 부회장은 자진 포기를 선택했다. 은행장이 재판을 받고 있으면 은행의 안정성과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입장이었다.

은행장 직에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기 회장 후보 1순위로 여겨지는 이유는 함 부회장이 현직에 있으며 2인자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김 회장을 대신해 국내외 여러 행사에 참석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다만 DLF사태에 대한 금감원의 강경 대응 기조가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국감에서 “DLF 검사 결과에 따른 당국의 조치에 기관장 제재도 포함되느냐”는 질의에 “(기관장 제재까지) 포함해서 당국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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