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참여 의사 ‘소소뱅크’ 유일···자본조달 방안 미흡 평가
토스뱅크, SC제일은행 협력 가능성···신한금융 “적절한 IT기업 있을시 참여”

금융위원회가 10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지난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한 토스(사진 위쪽)와 키움증권의 재도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10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지난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한 토스(사진 위쪽)와 키움증권의 재도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절차 2라운드가 시작됐다. 금융당국은 오늘(10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예비인가 접수를 받고 연내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는 등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출범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시장은 지난 인가전 보다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초 예상과 달리 키움증권의 재도전이 불투명해졌으며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소소스마트뱅크’(이하 소소뱅크) 역시 아직 자격조건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대하고 있는 대형 IT기업과 금융그룹의 참여 가능성도 희박해 흥행 부진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예비인가 접수가 시작된 10일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의사를 밝힌 곳은 ‘소소뱅크’가 유일하다. 소소뱅크는 서울시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소상공인연합’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소기업 특화금융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소뱅크는 신청 마지막날인 15일에 접수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소소뱅크는 심사 통과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정적인 자금조달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본금 및 자금조달 방안’ 항목의 배점(100점)이 총 점수의 10%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난번 토스뱅크 컨소시엄과 같이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도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소상공인 연합이 자체적으로 그 이상의 자본을 확보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대형 금융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IBK기업은행의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나 기업은행의 공식적인 합류의사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5월 한차례 고배를 마셨던 비바리퍼블리카(토스뱅크 컨소시엄)와 키움증권(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지난 2월, 예비인가 신청 전부터 대대적으로 도전의사를 밝혔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신한금융과의 결별 이후 자금조달 문제를 지적받아왔던 토스는 최근 SC제일은행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재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SC제일은행 측 역시 참여확정 전에 당국 측에서 얘기가 먼저 나오는 것에 대해 다소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키움증권은 지난번 컨소시엄의 주요 참여사였던 SK텔레콤과 KEB하나은행이 재도전을 망설이고 있어 신청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하나은행과 SK텔레콤은 합작사인 ‘핀크(Finnq)’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참여를 기대하고 있는 네이버나 신한금융그룹도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 네이버의 경우 내달부터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있던 네이버페이를 ‘네이버파이낸셜’로 독립시킬 예정이기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 불참이 확정적이다. 네이버 파이낸셜은 네이버 쇼핑, 네이버 플레이스 등과 연계된 생활밀착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예전과 동일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금융 측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 제공’이라는 지향점은 예전과 똑같다”며 “이를 이해하고 있는 IT기업 파트너가 있다면 언제든지 참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이 흥행 부진으로 마무리될 우려가 높아지자 일각에서는 당국의 과도한 규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지난달 18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참석한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 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이) 정해지지 않는 규정과 조건을 제시해 대응에 어려움이 크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앞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들로 시장을 선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후속 주자들의 참여 의지가 높아지는데 자본규제 등의 영향으로 그렇지 못한 상태”라며 “반대로 ‘페이 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줄어들고 있어 주요 금융사나 IT회사들이 그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