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국감 증인 출석했으나 태풍 ‘미탁’ 현장 지휘 이유로 먼저 자리 떠
이후 상황실 안가고 교통센터 인근서 식사 후 귀가···이 사장 “수납원 농성 때문”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국정감사에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출석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 사진=연합뉴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2일 태풍 ‘미탁’ 상륙 당시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의 행적을 놓고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 사장은 당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장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했으나 태풍 상륙으로 피해가 우려되자 국토위 허락 하에 자리를 떴다. 이 사장의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는 국토위원들의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이 사장은 상황실에서 현장 지휘를 하지 않고 귀가했다.

이에 대해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배려에도 이 사장은 태풍 상륙이 임박한 시점에 역내에 비상대기하지 않고 불분명한 행적을 보였다”며 “이는 심각한 국회 무시이자 국민 기만이며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이어 “귀가해서도 국토부의 연락도 제때 받지 않았다"며 "당시 이 사장은 '정위치'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덕흠 한국당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그날 각 부처와 기관에 비상대기해달라고 당부했는데 이 사장은 행적이 묘연했다. 처신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당연히 본사로 복귀하는 게 마땅한 상황이었지만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수납원 250명 정도가 상황실 입구에서 연좌 농성을 하고 있어 상황실에 들어갈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사장은 “그래서 교통센터 인근에서 센터장을 불러 상황 보고를 받고 간단히 식사한 후에 귀가했다”며 "귀가해서도 재택근무를 한다는 자세로 들어가자마자 재난방송을 보면서 필요한 상황이 있으면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센터장 보고를 받고 설렁탕을 먹는 데 40분이 걸렸다. 그냥 집에 가는 길에 배고파서 밥 먹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사장은 “(집 말고) 갈 데가 없었다. 가라고 하지 않았느냐. 제가 간 게 뭐가 잘못됐냐”며 받아쳤다.

이에 민 의원은 “갈 데가 없었으면 국감장에 있었어야 했다. 왜 큰소리를 치느냐. 사과하라”고 요구했고 이 사장은 “그 부분은(국감장에 남겠다고 하지 않은 것은) 제 불찰이었다”며 사과했다.

송석준 한국당 의원은 “다른 집무실이 없어서 집에 갔다고 하는데 하남에 수도권 본부가 있다. 말이 안 되는 변명”이라고 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상황실에는 못 가더라도 적어도 사장실에는 들어갈 수 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반면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장이 당시 상황실에 가기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며 “그리고 귀가해서도 시간대별 지휘내용을 보면 적절히 지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감쌌다.

이어 “이 사장은 당시 상황을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귀가한 것이고 정해진 매뉴얼을 봐도 크게 어긋난 점은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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