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韓조선업의 미래, 日답습 우려”···전공자가 사라진다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19.10.1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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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역전에 세계시장 호령하던 日조선업계 ‘위축’···엘리트 양성 도쿄대 마저도 외면
日·中 손잡고 韓견제 본격화···“중소조선소 개편으로 일자리 늘리고, 도전에 대비해야”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조선업계에 보다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수주감소 및 해양플랜트 사업 등에서의 손실로 최근 10년 간 부침을 겪어오면서, 관련 전공자의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밀린 뒤 신규 인력수급 부족으로 경쟁력을 잃은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는 양상이다.

10일 교육부 통계서비스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조선산업이 호황기에 이르렀을 한 때 3만명에 육박했던 조선·해양 전공자들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17년 처음으로 2만명 선이 붕괴됐으며 현재는 1만6000명 수준이다. 1만5000명 선이 무너지는 것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조선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학과 특성 상 조선업계 진출을 계획하고 진학하는 이들이 많아,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곧 조선·해양 등 관련학과 진학률 및 경쟁률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자연히 극심한 침체상황에 놓인 조선업계의 회복이 점쳐지지 않는 상황에서 조선·해양 전공을 택하는 이들이 빠르게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감소 이유를 점쳤다.

이 같은 조짐이 장기화 될 경우 더 큰 문제점이 야기된다는 점에서 업계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젊은 인재들이 조선업계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게 되면, 우수한 인재들이 다른 업종을 택하게 될 경우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 것이다. 한 때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은 관련학과 재학생 수 급감으로 대학들이 연이어 조선관련 학과들을 폐과하면서 신규 인력수급이 사실 상 정체된 상태다.

일본 내에서 조선·해양 관련학과 인기가 감소된 배경에는 우리 조선업계의 추격이 있었다. 점차 세계시장 점유율을 뺏기다, 1위 자리를 내주게 된 일본은 뒤이어 중국의 굴기가 더해지면서 관련 학과 재학생 수가 급감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조선업계 엘리트 배출을 주도했던 도쿄대 마저도 1998년 환경해양공학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신동원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현재 일본은 오랜 노하우를 가진 엔지니어들이 풍부하지만 이들의 기술력을 전수받을 인재들이 바닥난 상태”라고 진단하며 “자국 내 선박주문과 저렴한 인건비 등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중국의 경우 일본과 같은 고도의 기술력을 지닌 엔지니어들이 부족한 상황인데, 최근 이들이 한국 조선업을 견제하고자 힘을 모은 배경에는 이 같은 사정도 한 몫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일본의 미쓰이E&S와 중국의 양쯔강조선소는 합작조선소 ‘양쯔미쓰이조선(YAMIC)’를 출범시켰다. 당시 YAMIC 측은 우리 조선업계가 주력하는 LNG 등 고부가가치 가스운반선 건조에 주력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 상 한국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TAMIC 출범 후 양국 해운업계 등이 이들에 선박주문을 내는 등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신동원 교수는 인재유입이 저조해지고, 경쟁국들의 견제가 심화될 수록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업이 기간산업인 만큼 정부 역시 인재가 모이지 않는 현실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으로 대표되는 빅3의 경우 각자 나름대로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지닌 만큼 도산위기의 중소조선사들을 부흥시키는 방식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기회를 넓히고, 조선·해양 학과들의 경재력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신 교수는 “이를 위해 중소조선사들 중 회생가능성이 있는 업체들을 추려 이들에 대한 지원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지원 조건으로 각 업체마다 건조선종을 특화하는 방식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우리 조선업계가 외면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 여객선·요트·크루즈 등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도현 기자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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