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선 국적 항공사 의존도 91% 육박···국적 항공사는 하나 둘 지방공항에서 발 빼

텅 빈 제주공항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텅 빈 제주공항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항공업계가 불황에 빠지면서 실적 회복에 성공한 지방공항들이 다시금 여객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지방공항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창출했다’는 평이 많았던 만큼, 항공사들이 하나 둘 빠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 여행 불매운동 이후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지방에서 출발하는 일본 노선을 감축 혹은 단항하고 있다.

가장 큰 회복 및 여객 성장세를 보이던 무안공항의 경우 오는 28일부터 제주항공만이 유일한 LCC로 운항한다. 오이타, 삿포로 노선 등 일본 노선과 제주 노선을 운항하던 티웨이항공은 일본 노선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무안공항에서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대구공항도 상황은 비슷하다. 에어부산은 일본 노선을 대폭 감축했다. 이미 대구~오사카, 대구~삿포로, 대구~기타큐슈, 대구~도쿄 등 4개 노선을 운항 중단 조치했다.

지방발 동남아 노선 역시 향후 운항이 불투명하다. 항공사들이 앞다퉈 대체 노선으로 취항한 동남아의 경우 공급과잉이 빚어지면서, 에어부산은 오는 27일부터 대구~다낭, 대구~코타키나발루 등 2개 동남아 노선과 대구~싼야 노선을 폐쇄한다.

지방공항의 여객 수요 회복은 LCC의 공급 확대가 이뤄냈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여기에 일본 노선의 경우 국적 항공사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업계선 하반기 지방공항 이용객이 올 상반기와 비교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 노선은 국적 항공사를 이용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올 상반기 일본 노선 이용객은 1122만명이다. 전년 대비 4% 늘어난 수치다. 이 중 91.3%가 국적항공사를 이용했다.

이는 다른 노선과 비교해 확연히 높은 수치다. 중국 노선의 경우 51.6%, 아시아 노선의 경우 61.9%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자연스레 노선 축소에 따른 공항 여객 감소도 클 수밖에 없다.

한편, 일각에선 오는 14일부터 적용될 제주항공의 운임 인상이 별 잡음 없이 진행됐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방공항이 이전과 다른 상황에 놓여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제주항공의 2대주주 제주도는 과거 운임 인상으로 인해 제주항공과 법적 다툼까지 진행한 바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도민 혜택 확대가 중요한 명분이 된 것 같다”면서 “항공업 불황에 공항 상황도 좋지 않은데 제주도 측이 이전처럼 강한 의견을 내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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