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은 재미다.

사진=정택, JTBC <캠핑클럽> 화면 캡처

 

기자로서 미디어와의 접촉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올해는 유독 심신이 지쳐서 쉬는 날이면 미디어를 멀리하고 밖으로 나가 몇 시간이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수평선 너머 하늘 색은 분 단위로 달라졌고, ‘모기밥’이 되는 줄도 모르고 그 변화를 관찰했다.

건축가 유현준은 “사람은 본능적으로 오락적 자극을 찾기에 자연으로 향한다. 우리의 주거 형태는 마당이 있는 주택에서 아파트로 바뀌었고, 지금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 등산을 자주 가고 골목길 상권을 찾는 이유는 자연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안은 항상 똑같은 형광등만 있어 지루하고, 밖은 시시각각 바뀌는 하늘이 있어 흥미롭다. 소설가 김영하는 “자연은 그대로 거기에 있다.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상관하지도 않는다. 우주의 시간 표에 따라 변화하고 있을 뿐, 그 안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둘의 말을 공감하던 차에 JTBC <캠핑클럽>을 보게 됐다. 문을 열면 산과 바다가 펼쳐지는 캠핑이야말로 ‘재미의 총집합체’라고 생각했다. 모든 장면이 떠나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기에 충분했다. ‘혼행’ 마니아인 내가, 같이 갈 사람이 생긴다면 함께 가리라 다짐하며 적어두었던 여행지를 공유하려 한다. 가장 먼저 미국 그랜드캐니언과 앤털로프캐니언. 당일 투어로 겉만 보고 와 아쉬움이 가장 크게 남아 있는 곳이다. 모두가 협곡 밑으로 내려가서 보는 것이 진짜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숲만 보았던 하루짜리 투어와 달리 안으로 들어가면 바람이 깎아 만든 돌들을 하나하나 볼 수도 있다.

인디언 마을에서 머물면서 그들의 문화를 공유할 수도 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뉴질랜드 북섬에서 한 달가량 캠퍼 밴으로 이동하며 광활하고 이국적인 자연을 섭렵해보면 어떨까? 레저 액티비 티도 많아 지루해질쯤 격렬한 흥분도 느낄 수 있을 것. 여행이 재미없어지기 시작한 마스터들은 아프리카 나미비아로 캠핑을 떠나도 좋을 듯싶다. 예전에 인터뷰이가 추천해주었던 곳인데, 아침 마다 코끼리와 기린이 잠을 깨워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었다고. 시간과 경비 등이 하드코 어라 철저한 계획은 필요하다. 같이 갈 친구 모집합니다!

 

김하양 기자
‘백문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을 모토로 궁금한 것은 몸소 다 해보는 호기심 많은 모험왕. 경험적 사고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마음을 장착해보려 한다.

 

리빙센스 2019년 10월호

https://www.smlounge.co.kr/living

기획 김하양 기자 사진 정택, JTBC <캠핑클럽> 화면 캡처 참고서적《 여행의 이유》(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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