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기준 서울 상업업무용 건축물 거래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
저금리 지속되지만 공실률 높아진데다 임대차보호법 강화로 기대 이하 수익률

수도권의 한 상가건물에 공실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의 한 상가건물에 공실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 사진=연합뉴스

 

 

저금리 시대 부동산 투자 유망종목으로 꼽히던 상가거래가 둔화하고 있다. 공실률이 높아진데다 상가임대차 보호법 강화와 내수침체로 과거에 비해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투자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 한국감정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8월 기준 서울의 상업업무용 건축물 거래는 384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4780건의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에 견주어 보면 20%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상가와 함께 대표적 수익형 투자상품으로 꼽히는 오피스텔이 비슷한 시기에 청약 열풍이 불었던 것과 대비된다. 수도권 오피스텔 시장에서는 브라이튼 여의도와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오피스텔, e편한세상시티 과천,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 등 입지와 브랜드로 중무장한 오피스텔이 대거 분양물량으로 풀리며 더욱 인기를 끌었고, 특히 브라이튼 여의도의 경우 총 849실 분양에 2만 2500건에 달하는 청약건수가 접수되며 전체 평균 경쟁률이 26.46대 1을 기록했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상가 투자는 사실상 매력을 잃었다는 게 시장의 주된 평가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며 공실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임대차 보호법 강화로 기대 이하의 수익률을 얻을 가능성도 많다는 것도 상가 투자를 꺼리는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임차인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계약갱신청구권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임대료 인상률이 9% 미만에서 5% 이내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압구정동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가주들이 경기가 안 좋거나 임차인 사정이 좋지 않을 때 임차인이 내는 월세를 내려줄까 싶다가도 연간 임대료 상승률에 대한 제한이 심해진데다, 싫어도 10년을 보장을 해줘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임차인을 고르는 데 까다로워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금리가 낮아졌어도 애초에 상가투자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또 이미 상가투자를 해둔 상가주들도 공실로 둘지언정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는 임대료를 싸게 줄 생각을 안 하면서 생태계에 막대한 타격이 생겼다. 5년을 10년으로 무작정 늘린다고 임차인이 보호받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 맹점”이라고 설명했다.

내수경기 침체, 소비패턴의 변화도 상가투자의 몰락을 부추겼다. 소매품의 경우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됐고 음식점 등의 경우에도 배달앱 서비스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최근엔 추가 금리 인하 소식에도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다. 내수경기 침체로 폐업이 늘고 있는데 상가주들은 건물가치 하락을 우려해 임대료를 낮추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며 균형이 맞지 않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무턱대고 상가 투자를 무턱대고 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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