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名車들의 배터리 자급화 추진···“대비와 견제가 목적”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19.10.0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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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V설립 후 공급처 다변화 꾀한 獨 폭스바겐···美 GM도 LG화학 손잡고 배터리 JV 추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독일·미국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속속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변화를 꾀함과 동시에 조인트벤처(JV) 등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한국·중국·일본 등 배터리 생산의 90% 이상 일임하는 아시아 3국을 견제하며 동시에 팽창할 시장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제네럴모터스(GM)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뜻을 파업을 진행 중인 노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파업을 진정시킬 목적으로 제안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내부적으로 추진하던 계획을 유화책으로 던졌다는 해석이 유력하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GM은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 낼 기술력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며 “쉐보레 볼트 배터리를 단독으로 공급하는 등 GM의 최대 배터리 공급사인 LG화학과 함께 JV를 설립해 해당 공장을 짓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쉐보레 볼트는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로, LG화학은 2009년부터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앞서 유럽이 배터리 자급화 움직임에 나선데 이어, 미국에서도 배터리 자급화 움직임에 관련 업계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배터리 업계는 신규업체들과 기존업체들 간 기술격차가 최소 10년임을 강조하며, 당장 직접적인 위협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이들이 배터리 생산업체의 주요 고객사인 만큼, 견제 목적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비해 한·중·일 3국의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생산라인을 다변화하는 등 지속적인 제품 품질력 향상을 노려 왔다”면서 “비록 명차 브랜드들이긴 하지만, 기술력이 전무한 상황에서 뒤늦게 개발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경쟁력을 갖추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들이 기존 배터리 업체들과 JV까지 설립하며 관련시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본격 전기차 양산경쟁에 앞서 특정 배터리 업체와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수급 안정화를 이루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V를 통해 생산되는 배터리와 JV협력사 배터리, 그리고 복수의 공급사를 선정해 가격경쟁을 유도함으로서 원가절감까지 동시에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실제 이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 등 12개 완성차 브랜드 라인을 갖춘 폭스바겐그룹은 2028년까지 총 100종, 22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스웨덴의 노스볼트와 JV를 설립하고 이곳을 비롯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및 중국의 CATL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을 계획이다.

특징적인 것은 미미한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노스볼트와 JV를 설립하는 것뿐인데, 이는 유럽 내에서 한·중·일 3국이 장악하고 있는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노리고 방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유럽 내 기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독일·프랑스 등은 범정부 차원의 대규모 배터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유럽연합(EU)은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정책 시행을 논의 중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팽창하면서 선점한 업체들 외에 후발주자들이 뛰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면서 “배터리 구매처인 완성차업체들이 뛰어든 배경에는 배터리 생산·판매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보해 한·중·일 3국과 경쟁을 벌이겠다는 것보단, 향후 전기차 양산이 본격화 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비적 성격이 크다”고 언급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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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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