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증권사 지점 73개 감소
인력도 감소 추세···하반기 신규채용 전년比 200명 줄어
전자증권제도 도입 등 업무 자동화 확대 영향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증권사의 디지털화로 지점이 올해 들어 73개나 감소했다. 증권사 국내 지점 수는 2011년 3월 말 1567개로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중이다. 매년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무의 디지털화는 지점 축소 외에도 인력 감축도 부추기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증권사 45곳의 국내 지점 수는 928개로, 1년 전보다 73개 감소했다. 

증권사별로는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한 미래에셋대우의 지점 수가 97개로, 1년 전보다 63개(39.3%)나 줄었다. 지점을 1곳만 둔 증권사는 흥국증권, 키움증권, 맥쿼리증권, 도이치증권 등 16개 증권사고, 리딩투자증권, 바로투자증권, KR투자증권은 지점이 1곳도 없다.

이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거래가 늘었을 뿐 아니라 핀테크 기술을 이용한 비대면 계좌개설이 쉬워지면서 주식거래와 관련해 증권사 지점이 불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디지털화로 최근엔 실물증권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달 16일부터 상장 주식과 채권 등의 발행, 유통, 권리행사가 종이 실물증권 없이 전자증권으로만 시행됐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서 “증권의 디지털화로 비효율이 사라지고 절차가 단축되는 등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음성적 실물거래도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는 전자증권 시행으로 불법적 증권 위변조가 사라져 편의성 외에도 불법으로 인한 비효율성도 줄게 됐다고 봤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선 최근 5년간 총 11회에 걸쳐 156조원 규모의 증권 위·변조가 발생했다. 2013년에는 중국에서 가짜로 만든 약 66조원 상당의 채권, 주식, 위조지폐 사범이 적발된 바 있다. 

아울러 투자자의 전자등록계좌로 권리 내용이 자동 등록되기 때문에 미수령 등 발생도 원천적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6월 기준 미수령 주식은 약 504억원, 실기주는 375억원 규모였다. 

증권사들은 업계의 디지털화에 맞춰 인재 영입도 벌이는 중이다. 교보증권의 경우에도 올해 상반기 채용에서 IT 지원직(5급)과 본사 및 지점 지원직(6급) 두 직군만 뽑았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하반기 채용에서 본사 근무로 IB, IT, 디지털, 투자전략, 리서치 등을 세분화해 진행했다. KB증권도 IT디지털, S&T(채용운용 판매 등), IB, 리서치, 홀세일영업 등에서 인재를 영입했다. 

증권업계의 디지털 변화로 인력도 감소 추세다. 6월말 현재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3만5642명으로, 1년 전(3만5750명)보다 소폭 줄었다. 미래에셋대우(4244명)는 올해 초 실시한 희망퇴직의 영향 등으로 1년 전보다 직원 수가 327명 감소했다.

증권사 채용 인원도 줄고 있다. 증권사마다 디지털 업무 변화로 인력 확대가 불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의 하반기 채용 인원은 작년보다 200여명 줄어든 300여명에 머물렀다. 

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하락과 국내 경기 위축이 계속되면서 증권업계도 인력 확보에 소극적”이라며 “또 지점과 인력 감축은 수작업에 의한 업무 방식이 거의 사라지고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업무도 자동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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