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자사 PPI 계열 대체 예상···알비스 복합제 임상 중단에 수백억원대 추가 피해
일동제약, 동아와 공동판매 가스터정과 라비에트에 주력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최근 정부로부터 판매중지 조치를 받은 ‘라니티딘’ 제제를 판매해 왔던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이 대체약물로 어떤 제제를 선택해 영업할지 주목된다. 대웅제약의 경우 가스모틴 등 자사의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 약물이 거론된다. 일동제약은 동아에스티와 공동판매를 개시한 가스터정과 역시 PPI 계열인 라비에트에 주력할 계획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NDMA의 잠정관리기준 초과를 사유로 위궤양치료제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주원료로 사용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을 판매 중지한 후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이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는 세계보건기구 국제 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 추정물질이다.

실제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제제인 알비스와 알비스-D를 제조하고, 위임형 제네릭인 가제트 판매권도 갖고 있다. 최근 정춘숙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 라니티딘 성분 처방량 상위 10개 품목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알비스 처방건수가 1723만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웅제약의 라니티딘 제제 판매물량은 연간 600억원대로 추산된다. 올 상반기 5563억3900만원 매출을 달성, 지난해에 이어 1조원 매출을 노리는 대웅제약 입장에서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판단된다. 식약처 발표 이후 그동안 제약업계는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성분으로 H2수용체 길항제와 PPI 계열 약물을 우선적으로 거론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웅제약은 자사의 소화기치료제로 PPI 계열인 ‘가스모틴’과 ‘넥시움’을 위주로 대체처방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넥시움은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의 의약품이다. 가스모틴과 넥시움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212억여원과 376억여원으로 파악된다.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제제 판매중지로 인해 매출 감소는 물론 알비스 복합제 임상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웅제약은 알비스 복합제 개발 실패로 인해 그동안 투입한 개발비 수백억원을 손실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식약처 발표의 최대 희생자는 대웅제약”이라며 “지난해 달성한 연매출 1조원 위치도 흔들리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일동제약은 대웅제약에 비하면 적은 규모지만 역시 라니티딘 사태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 라니티딘 단일제 큐란과 알비스 제네릭 더블원을 판매해 온 일동제약 손실은 총 2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이에 일동제약은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섰다. 지난 1일부터 동아에스티와 코프로모션을 통해 소화성궤양치료제 ‘동아가스터정’ 공동 판매 및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코프로모션 합의에 따라, 일동제약과 동아에스티는 국내 종합병원 및 의원을 대상으로 동아가스터정 판매와 영업을 공동 진행키로 했다.

동아가스터정은 파모티딘 성분의 히스타민 H2 수용체 길항제다. 위·십이지장궤양, 역류성식도염, 소화성궤양·급성스트레스성궤양·출혈성위염에 의한 상부소화관출혈, 졸링거-엘리슨증후군 등 치료와 급성위염과 만성위염 급성악화기 위점막 병변(미란, 출혈, 발적, 부종) 개선에 효과가 있다. 지난 1986년 국내 허가를 받은 이후 동아에스티가 영업을 전담해왔다. 지난해 매출은 유비스트 기준 29억원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일동제약은 소화기 분야에서 국내 최고 영업력을 갖춘 제약사”라며 “올 1월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 코프로모션 계약에 이어 양사의 두 번째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동제약은 자사의 PPI 계열 약물인 라비에트 영업과 마케팅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구상이다. 라베프라졸 성분의 라비에트는 연매출이 150억원을 넘어선 약물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의 총 800억원대 시장을 다른 상위권 제약사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며 “특히 대웅제약은 이번 사태 휴유증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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