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산소이용 혁신적 암치료법 노벨상 수상 소식에 제약·바이오株 상승
올리패스·에이프로젠제약 상한가 기록
신라젠·헬릭스미스 등도 강세

그래프=조현경 디자이너

제약·바이오주들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증시 시장 상승을 이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임상 실패 등 악재로 제약바이오 섹터가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각종 호재로 투자 심리를 회복하는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호재가 시장에 과대평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RNA치료제 신약 개발업체 올리패스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신라젠, 싸이토젠, 헬릭스미스, 이연제약이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이며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올리패스는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물질인 저산소유도인자(HIF-1알파) 유전자 기술을 통해 항암제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에 오전 장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케일린 주니어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피터 랫클리프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그래그 서멘자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는 ‘HIF-1알파’라는 단백질이 암 성장을 부추기는 ‘혈관생성촉진인자’(VEGF) 발현을 유도하는 것을 발견했다. 올리패스는 HIF-1알파를 이용해 고형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에이프로젠제약도 노벨생리의학상 소식에 주가 전일 대비 25% 이상 상승 중이다. 에이프로젠제약이 계열사를 통해 HIF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취득한 바 있어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이 외에 헬릭스미스, 신라젠 등도 강세다. 헬릭스미스는 전 거래일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VM202-DPN)가 미국에서 실시한 임상 3-1B상 결과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다”고 밝혀면서 투자금이 대거 몰려 장 시작 후 10분만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신라젠도 이틀 연속 급등세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지분 매입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 신라젠은 지난 4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전세계 계열사 13곳을 통해 자사 주식 3만1696주를 추가 매수하면서 기존 4.96% 수준이던 지분율을 5.01%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싸이토젠도 지난 7일 혈액으로부터 혈중암세포(CTC)를 분리하기 위한 세포채집장치의 미국 특허를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에이치엘비는 항암 신약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결과를 유럽종양학회(ESMO)에 발표하면서 7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스닥 업종 외에도 코스피에서도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업종 강세에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제약·바이오주들이 실적과 무관하게 호재 소식으로만 반응하고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고 본다. 헬릭스미스가 발표한 공시 내용은 회사의 자체 검증이라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싸이토젠의 미국 특허 취득이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에 싸이토젠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한 다음날 시초가 대비 장중 10.4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신라젠 영업이익도 올해 상반기에 전년 상반기(-301억원)과 마찬가지로 영업손실(-265억원)을 기록했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바닥권으로 인식되는 최근 바이오 섹터의 특징은 이벤트에 민감하고 기업 선별적으로 이벤트에 반응한다는 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더욱 바이오 기업의 펀더멘탈을 중심으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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