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상위 10개 게임 중 4개가 중국산 게임…“비관세 장벽으로 막아야”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중국 게임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반면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판호’에 막혀 중국 시장 진출 자체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사전 심의 강화 등 비관세 장벽을 통해 중국 게임의 한국 진출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7일 모바일 게임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 모바일게임 매출과 다운로드 수를 평가한 종합순위에 따르면, 종합 순위 1위와 2위를 중국산 모바일게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위는 중국 4399네트워크 ‘기적의검’이, 2위는 중국 릴리스게임즈 ‘라이즈 오브 킹덤즈’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국산 게임인 엔씨소프트 ‘리니지M’이 차지했다. 

이외에도 중국 게임사 X.D.글로벌의 ‘오늘도 우라라 원시 헌팅 라이프’가 7위를, 지롱게임즈의 ‘랑그릿사’가 10위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게임 중 4개 게임이 중국산인 셈이다. 게볼루션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원스토어에 출시된 모바일게임들의 매출과 인기순위를 종합해 종합순위를 매기고 있다.

특히 순위가 높은 이들 중국산 게임들은 대부분 신규 게임이다. 반면 국산 신규 게임들은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이러한 중국산 게임들은 공격적인 SNS 광고 노출을 통해 빠르게 순위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선정성 문제, 표절 문제 등이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자료=게볼루션
자료=게볼루션

반면 국산 게임들은 중국 진출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중국 시장은 오래전부터 국내 게임사들이 활발히 진출하던 곳이다. 특히 PC 온라인게임의 경우 한 때 중국 시장을 장악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중간 사드배치 문제가 터지자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을 사실상 막아버렸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국내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판호란 중국이 자국에 출시되는 게임에 발급하는 일종의 서비스 인허가권이다. 게임 내 재화를 팔기 위해서 반드시 발급받아야 한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판호 발급 신청 후 2년이 넘도록 중국 정부의 허가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말 업계에서 올해 초 중국 정부가 판호 제한을 풀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특히 최근 게임 주무부처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중국 측에 판호 관련 입장을 계속해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판호가 풀리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박양우 장관이 판호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며 “이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판호 문제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만약 자동차나 반도체였어도 정부가 이렇게까지 무관심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는 중국산 모바일게임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국산 게임은 중국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산 게임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최근 정부가 힘을 쓰고 있긴 하지만, 판호가 풀릴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에 우리도 중국 게임을 막을 ‘비관세’ 장벽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위 교수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중국산 게임의 선정성 문제 등을 사전·사후 심의로 엄격하게 잡아, 위반한 게임들은 적극적으로 퇴출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