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2인자 정채봉 부행장 채택···지상욱 의원 ‘판매 적정성’ 등 질의 예상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 마일리지 소송 관련 채택···“DLF 판매 관련 질의 나올 가능성 커”

지난달 25일 국정감사 증인채택과 관련해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5일 국정감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사진=연합뉴스

‘맹탕 국정감사’ 비판을 받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가 뒤늦게 증인 채택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증인 채택 기한을 넘겨 금융감독원 개별 감사까지는 일반증인 없이 진행되지만 마지막 종합감사 때는 일부 증인이 참석할 예정이다.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의 중심에 있는 우리은행의 경우 주요 임원이 증인으로 채택돼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마일리지 소송과 관련해서 장경훈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된 하나카드 측은 다소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장 대표 역시 카드업 관련 질의보다는 하나은행 부행장 시절과 관련한 질의를 주로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는 오는 21일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를 위한 증인 채택에 한창이다. 앞서 정무위의 여야 의원들은 지난 4일 금융위 국감에서 DLF 사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국민들로부터 ‘맹탕 국감’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증인 채택 기한(감사 7일전)까지 여야 간에 합의가 안 돼 정작 당사자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관계자들에 대한 질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일(8일)로 예정돼 있는 금감원 국감 역시 일반증인이 출석하지 않기 때문에 금감원의 관리·감독 미흡을 지적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무위는 명예회복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며 이미 총 5명의 기업인을 21일 종합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과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다.

정 부행장은 우리은행 강남2영업본부장과 WM사업단 영업본부장 대우, WM그룹 상무 등을 거쳐 지난해 말부터 우리은행 개인영업그룹 부문장을 맡고 있다. 2017년 상무 승진 이후 2년 만에 부문장 자리에 오를 만큼 영업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며, DLF 사태 이후 관련 테스크포스(TF)팀을 이끌었다. 은행 내 2인자 위치에 있는 그룹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우리은행 측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 부행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이는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지 의원은 지난 8월부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측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DLF 사태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DLF 상품 중 45.7%가 65세 이상 고령층에 판매됐다는 사실도 밝혀낸 바 있어 ▲상품 판매의 적정성 ▲적합성 ▲부당 권유 여부 등을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석 의원은 앞서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야당 간사를 맡고 있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증인 채택을 협의하는 간사단 중 한 명이 정 부행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는 점에서 향후 은행장급으로 증인이 확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나카드 측은 장 대표에 대한 증인 채택에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장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의원 역시 지상욱 의원이다. 신문 요지는 ‘마일리지 소송 관련’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하나카드의 마일리지 소송은 이미 대법원 판결이 끝났기 때문에 감사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대법원까지 소송을 이어갔고 하나카드의 패소로 결정이 났다”며 “하나카드가 결정에 불복했다면 모르겠지만 이미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청 이유와는 별개로 장 대표도 DLF 관련 질의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0월까지 KEB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했고 지난 3월까지는 웰리빙그룹 부행장을 지낸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왜 증인 신청 이유가 ‘마일리지 소송’으로 돼 있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우리은행과 같이 DLF 관련 질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DLF가 주로 판매되던 당시 실무 임원이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카드의 한 관계자는 “대표의 증인 채택이 다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성실히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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