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찰나의 감동 위한 사회공헌 성격”···용산·여의도 등 호텔·식당가 인산인해

서울 세계불꽃축제 2019에 참가한 스웨덴 팀의 불꽃 모습. /사진=한화
서울 세계불꽃축제 2019에 참가한 스웨덴 팀의 불꽃 모습. / 사진=한화

서울 세계불꽃축제가 지난 5일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여의도 63빌딩 및 이촌한강공원 일원에서 개최됐다.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축제로 말미암아 1000억원 안팎의 부가가치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축제는 지난 2000년 처음 개최됐다. 2001년 미국 9·11테러, 2006년 북한 핵실험, 2009년 중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로 인해 세 차례 취소된 것을 제외하곤 지난 20년 동안 매년 한강 밤하늘을 밝히는 대표적인 서울의 가을축제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 초반까진 매주 주말 각 참가국이 번갈아가며 불꽃놀이를 실시했으나 2005년부터는 모든 참가국이 하룻밤에 준비한 폭죽을 모두 터뜨리고 있다.

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이번 ‘서울 세계불꽃축제 2019’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스웨덴 등 총 3개국의 대표팀이 참가했다. 이날 맺음무대를 장식한 한화 팀이 쏘아 올린 불꽃만 10만여 발에 달한다. 특히 올해의 경우 한강 바지선과 63빌딩의 멀티미디어쇼와 원효대교 등을 연계한 뮤지컬 형식의 스토리텔링 불꽃쇼를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이를 직접 보기 위한 발걸음 역시 길게 이어졌다.  여의도·이촌 한강공원 외에도 △노들섬 △노량진 △마포 등 직접 관람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나 인파가 몰렸다. 도심의 야경 뒤로 불꽃이 터지는 것을 보기 위해 서울 종로구 낙산공원 등에도 관람객이 운집했으며 발 아래로 터지는 불꽃을 보기위해 관악산을 찾은 시민들도 있어, 실제 관람객은 100만명을 웃돌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많은 사람이 운집한 만큼 이들로 인해 발생하는 부가가치 또한 컸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 및 관련업계 등의 공통된 전언이다. 특히 최근 수년 동안 여의도·용산·마포 등에 호텔들이 대폭 증가했는데, 호텔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이른바 ‘호캉스’ 유행까지 겹치면서 객실 안에서 편안하게 불꽃놀이를 감상하는 패키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원효대교 북단에 위치해 조망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의 경우 ‘불꽃전망대 패키지’와 ‘2019 불꽃 스페셜 디너’ 등 연계상품을 모두 완판했다. 특히 300객실을 선보인 숙박 패키지 상품의 인기가 높았다. 그밖에도 여의도·마포 등 주요 호텔들의 불꽃놀이 연계상품 판매율및 객실점유율 등이 90%를 상회하는 등 톡톡한 특수를 노렸다.

여의도에 소재한 한 호텔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불꽃놀이 시즌에 발맞춰 호텔이용률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많은 사람이 붐비는 바깥보다 안락하게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의 인기가 매년 더해지고 있으며, 객실 내에서 불꽃놀이를 볼 수 없는 일반 객실도 도보로 축제 현장을 오가기에 용이하다는 점 덕에 평소보다 예약률이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편의점들의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CU 운영사 BGF리테일에 따르면, 불꽃축제 현장 일대 편의점들의 경우, 축제 시간을 전후로 평소의 7배 이상의 판매신장률을 보였다. 다른 업체들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김밥·도시락 등 전통적인 나들이 품목부터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영향으로 군고구마·호빵·담요 등의 판매량도 급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식당가도 웃었다. 한강에서 열리는 만큼 특정 지하철역에 인파가 집중되지 않고 여러 역에서 하차한 뒤 도보 등을 통해 한강이 보이는 곳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일대의 식당들도 때 아닌 특수를 노렸다. 주변에 오피스 업무지구가 다수 포진해 대부분 토요일 매출이 급감하는 추이를 보이는 곳인데, 이날만큼은 평소 매출을 상회했다는 후문이다.

불꽃축제를 통해 다양한 기업과 상인들이 톡톡한 효과를 누렸지만 정작 주최 측인 한화가 누린 직접 이득은 전무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낭비라는 지적도 있고, 여러 사정상 소요비용을 정확히 밝힐 순 없으나 매년 세계불꽃축제에 수십억원이 든다”면서 “비록 찰나지만, 이날 불꽃을 감상하며 감동을 얻게 될 많은 이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축제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대한 시사저널e의 질의에 대해선 “열린 공간에서 진행되는 축제인 만큼 참석자들도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경제효과를 추산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며 “현재로선 근거가 될 데이터가 없다”고 언급했다. 주요 대학 관광·경제학과 교수들도 “척도가 될 자료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09년 당시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불꽃축제로 약 50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한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는 “당시보다 물가 및 소비여력이 높아졌으며, 호캉스 등을 통한 관림 형태의 다변화 등을 고려했을 때 최소 1000억원 안팎의 경제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한국팀 불꽃을 디자인한 윤두연 한화 과장은 “불꽃을 즐기는 것을 넘어서 시민들게 감동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많은 분이 환호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다양한 디자인과 연출을 시도해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서울 세계불꽃축제는 많은 관광객 운집으로 경제효과는 분명 크지만, 집객 인원 대비 행사 자체가 갖는 소비촉진 프로그램이 제한적인 까닭에 유사한 규모의 축제들에 비해선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 같은 축제들이 조명·음향·인쇄 등 일종의 산업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의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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