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편의시설 등 생활 인프라 우수해 실수요 꾸준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인근 아파트값 가장 비싸
행정기관 접근성에 따라 집값 차이도
“공공기관 종사자, 회사원·자영업자 비해 훨씬 안정적”

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시청, 도청, 교육청 등이 몰린 행정타운 주변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인근 아파트 단지 전경 /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잇단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행정타운 주변 아파트는 실수요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행정타운이란 시청이나 도청, 교육청, 세무서 등 공공기관이 한 지역에 밀집해 있는 곳을 뜻한다. 주변으로 교통·문화·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생활 편의 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5일 업계 등에 따르면 관공서가 몰린 행정타운 주변은 사람이 몰려 높은 집값을 형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다. 2016년 이후 2만500여 가구가 분양됐지만 미분양 ‘제로(0)’를 기록 중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8월 정부종합청사가 몰린 어진동은 3.3㎡당 평균 아파트값이 1723만원으로 세종시에서 가장 비싸다. 시청, 교육청, 세무서 등이 몰린 보람동 일대 아파트도 인기다. 시청 앞에 자리한 ‘세종대방디엠시티’ 전용 84.99㎡은 지난달 5억7750만원(30층)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5억2950만원·6월)을 갈아치웠다.

수원 광교신도시도 비슷하다. 이곳에는 수원고등법원, 수원고등검찰청에 들어선데 이어 내년 12월에는 경기도청 신청사가 문을 연다. 광교신도시가 위치한 이의동 집값은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달 236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수원시 평균 매매가격인 1158만원 대비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행정기관에 접근성에 따라 기입주 아파트 평균 매매가도 차이를 나타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 간석동 ‘간석래미안자이’(2008년 입주) 전용 84㎡의 평균 매매가격은 4억2000만원이었다. 이 아파트는 인천광역시청을 비롯해 인천시의회, 인천시교육청 등이 있는 행정타운과 가깝다. 반면 행정타운과 거리가 다소 먼 ‘롯데캐슬골드2차’(2007년 입주) 전용 84㎡은 평균 매매가가 3억5000만원으로 약 7000만원 가량 차이를 보였다.

행정타운이 위치한 지역은 분양시장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법조타운 인근에서는 상반기 ‘방배그랑자이’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비당첨자 계약을 마치며 완판에 성공했다. 의정부시에 작년 말 공급된 ‘더샵 파크에비뉴’는 시청·세무서 등 행정타운이 가까이 위치해 관심을 끌었으며 단기간 계약을 마쳤다. 현재 최대 4000만원 웃돈이 붙어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방도 행정타운 인근 아파트는 가격 상승폭이 꾸준하다. 미분양이 5800여 가구에 달하는 경남 창원에서도 시청·교육청·조달청 등이 가까운 ‘용지 아이파크’ 전용면적 84㎡은 지난 8월 6억원에 거래돼 지역 시세를 이끌고 있다. 충북 천안시청 앞에 ‘불당 지웰 더샵’ 전용 84㎡ 역시 지난달 6억38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이는 관공서와 더 떨어진 아파트 보다 1억원 가량 더 비싸게 거래된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행정타운은 누구든지 쉽게 왕래가 가능해야 하므로 접근성이 우수한 곳에 개발되는 사례가 많다”며 “아울러 행정타운 주변으로 교통망이 확충되거나 생활 편의시설도 체계적으로 갖춰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회사원이나 자영업자에 비해 직업적으로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에 불황에 강하다는 점도 행정타운 주변 부동산의 강점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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