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공시상 8월 신용대출 중 93.1%가 금리 4%미만에 해당···4대 시중은행보다 높아
은행연합회 공시에 보증부대출은 빠져···카카오측 “가장 활발한 상품 제외” 해명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사진=연합뉴스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사진=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에 맞게 중금리 대출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의 관련 지표가 오히려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준금리 인하 등의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신용대출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고신용 차주에 치중돼 있는 모습을 보여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 측은 사잇돌대출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신용대출 공시에 포함되지 않는 사잇돌대출을 고객들이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현상과 지표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4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8월 중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일반 신용대출 가운데 93.1%가 금리 4% 미만의 저금리 대출에 해당한다.  ‘4% 이상~5% 미만’에 해당하는 대출은 4.6%를 차지했으며, 금리 5% 이상 중금리 대출의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모두 7% 미만이며 금리 7% 이상 대출은 전무하다.

금리 4% 미만 대출의 비중은 지난해 같은 달(68.3%)과 비교해 24.8%포인트나 증가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을 고려해도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중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4% 미만 대출 비중은 각각 84.4%, 75.1%, 81.1%, 82.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증가폭은 각각 16.7%포인트, 12.1%포인트, 20.9%포인트, 9.7%포인트다.

자료=전국은행연합회/표=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전국은행연합회/표=이다인 디자이너

8월 중 카카오뱅크의 신용등급별 평균금리(일반 신용대출)는 1~2등급 2.66%, 3~4등급 3.60%, 5~6등급 5.49%로 나타났다. 금리 5% 이상 대출의 비중이 2.3%에 불과한 것을 고려할 때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4등급 이상의 고신용자에게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4% 미만 대출의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현상은 6월부터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서민금융 지원 역할을 해야 할 인터넷전문은행이 오히려 고신용자를 선호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 측은 공시와는 달리 중금리 대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관련 정책도 확대하고 있다고 적극 반박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 신용등급 7등급 이상 차주들에게 최저 연 3.81%의 금리를 제공하는 ‘중신용 대출’을 새롭게 출시하기도 했다.

실제 영업 현황과 지표 사이의 괴리는 사잇돌대출 실적이 공시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 측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중에서는 사잇돌대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은행연합회 공시는 은행 자체의 민간대출 상품만 반영된다”며 “SGI서울보증의 보증이 붙는 사잇돌대출 실적이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중금리 대출 실적이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듯하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사잇돌대출은 지난 1월 21일 최초 출시한 이후 2월 한달동안 은행권 전체 사잇돌 대출의 61.2%(606억원)를 공급할만큼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전체 대출 취급액(1조140억원)에서 중금리대출(1137억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11.21%에 달하지만 그중 947억원(9.34%)이 사잇돌대출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치상 비중은 매우 낮게 비춰진 것이다.

전국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 대출금리 공시는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의 은행별 금리 현황을 비교할 수 있게 참고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사잇돌대출 같은 보증부대출은 빠져 있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자료=전국은행연합회/표=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전국은행연합회/표=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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