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접근성 획기적으로 향상
‘광명’ 교통 요충지로 떠올라, 아파트값 수억원 ‘껑충’
시흥·석수 주변도 거래 활발

신안산선 주요 노선도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신안산선 주요 노선도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불리던 신안산선이 지난달 착공에 들어갔다. 신안산선은 경기 안산·시흥 지역과 서울 여의도를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수도권 핵심 광역교통망으로 불린다. 개통 이후 서남부 지역 주민들의 서울 도심 접근성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안산선 개통 예정지역의 주택시장도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안산선이 경유하게 될 지역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은 경기도 광명시다. 광명시 아파트 가격은 올해 초까지 하락세였지만 신안산선 착공 얘기가 들리던 지난 5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 8월 광명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한국감정원 통계 기준)은 4억8830만원으로 지난해 12월(4억3660만원)보다 5223만원 가량 올랐다.

광명역세권의 경우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살펴보면 광명역 앞에 위치한 ‘광명역파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말 9억5200만원(18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 2월 거래가격인 8억40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분양권 거래도 활발하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광명역태영데시앙’ 전용 102.87㎡은 지난 8월 10억5760만원(24층)에 거래되며 분양가(6억1910만원)보다 4억원 이상 뛰었다.

광명역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수도권 남부와 서울 도심을 잇는 교통 요충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서다. 광명역은 경기 안산시와 시흥시에서 시작되는 2개 노선이 만나는 기점 역할을 하는 데다 현재 지하철 1호선, 경부고속선도 운행 중이다.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광명역에서 10분(4정거장) 만에 구로디지털단지역, 20분이면 여의도까지 도착 가능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광명시는 경기도와 서울 사이에 있어 애매한 위치로 인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신안산선 착공 소식 이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까지 관심을 나타내는 지역”이라며 “아울러 2025년 개통 예정인 ‘월곶-판교선’까지 연결되면 수도권 남부지역의 중심 교통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시흥도 목감역이 신안산선 신설역으로 지정되면서 일대 아파트 매매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17년 11월 입주를 시작한 ‘호반센트로하임’은 전용 84.7㎡가 지난달 4억25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2억9700만원임을 감안하면 2년도 안 돼 1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이외에도 호반베르디움센트럴파크, 호반베르디움더프라임, 시흥배곧SK뷰 등의 아파트값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하철 1호선 석수역 주변 지역도 신안산선의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석수역 인근은 낡은 중소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주거환경이 아주 좋지는 않은 곳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석수역에 신안산선이 개통하면 더블역세권으로서 교통 편의성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석수역 인근에 위치한 ‘석수역 푸르지오’(2009년 6월 입주) 전용 84㎡는 지난달 6억7700만원(14층)에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작년 동월(5억6800만원·2층)에 거래된 것보다 1억원 이상 뛰었다. 건너편에 자리한 ‘석수두산위브’(2010년 9월 입주) 역시 같은 기간 7억2000만원(16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동월(5억8000만원·16층) 대비 1억4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신안산선이 도입되면 이들 지역 외에도 광역·도시철도 인프라가 부족해 서울 도심 접근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수도권 서남부 전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신안산선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나왔듯이 그동안 경기 서남부 지역은 수요에 비해 교통망이 너무 빈약한 상황이었다”며 “교통망 확충이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도심 접근성이 올라가면서 인구 유입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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