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 항공사가 최초로 개설한 국제선 도시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역대 유니폼들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역대 유니폼들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대한항공

 

1969년 창립한 대한항공은 50주년을 맞아 인천공항에서 베트남 호찌민으로 향하는 KE683편을 창립 50주년 기념 항공편으로 운항하며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이와 함께 베트남 호찌민 노선이 대한항공에게 각별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이 인천-호찌민 노선을 50주년 기념 항공편으로 정한 이유는 해당 도시와의 인연 때문이다. 호찌민은 대한항공 설립 이후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가 최초로 개설한 국제선 도시다.

지난 1969년 3월 1일 한진상사가 대한항공공사 운영권을 인수하면서 창립한 대한항공의 국제선 노선은 공사 시절 취항했던 서울-오사카 개설), 부산-후쿠오카(1965년 9월 1일 개설), 서울-도쿄(1968년 7월 25일 개설) 등 3개에 불과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미주 노선 개설을 숙원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동남아 노선을 점진적으로 연장해 중동을 거쳐 유럽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한항공은 1969년 10월 2일 보잉720 항공기를 투입, 서울-오사카-타이베이-홍콩-호찌민-방콕 구간을 연결하는 동남아 노선 취항을 시작했다.

해방 후 민간 자본으로 설립된 대한국민항공사(KNA)는 서울-타이베이-홍콩 노선을 1954년 8월 29일 개설한 바 있다. 따라서 호찌민은 대한항공 설립 이후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가 최초로 개설한 국제선 도시라는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서울과 호찌민을 잇는 노선 개설은 창립 이전인 대한항공공사 시절부터 추진돼 왔다. 당시 베트남 파병 군장병과 현지에 진출한 건설 업체 근로자 수송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베트남 정부는 노선 개설에 미온적이었다. 대한항공이 해당 노선을 취항하더라도 자국 항공사가 서울에 취항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탓이다. 그런 와중에 현지에서 근무했던 한진상사 임원이 주 베트남 한국대사를 통해 베트남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동시에 직접 베트남 항공국장을 찾아가 운항 허가를 받아내면서 대한항공의 서울-호찌민 노선 취항이 이뤄지게 됐다.

호찌민을 국제선 첫 개설 도시로 첫 발을 내딘 대한항공은 이후 비약적 성장을 거듭했다. 1971년 4월 서울-도쿄-LA 화물 노선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최초 미주노선 정기 취항을 이룬데 이어 1972년 4월 서울-도쿄-호놀룰루-LA에 정기 여객 노선을 개설하면서 본격적인 미주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국제선 43개국 111개 도시를 취항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비약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일부 노선에서 승무원들이 역대 유니폼 11종을 동시에 입고 근무하는 행사를 내달 6일까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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