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수첩] '우버드라이버'에서 '배민커넥트'로 변신해보니
  • 변소인 기자(byline@sisajournal-e.com)
  • 승인 2019.10.02 2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규율 엄격한 배민 vs 비교적 자유로운 우버

“고객이 너무 예뻐도 절대 말 걸거나 소문내면 안 됩니다.”

배민커넥트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지난 7월부터 배민커넥트를 시작했다. 우버이츠에서 주문된 음식을 배달하던 우버드라이버였던 기자는 우버이츠 서비스 종료에 따라 배민커텍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우버의 음식 배달서비스인 우버이츠는 국내에서 오는 14일까지만 운영하고 막을 내린다. 지난 2017년 8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우버이츠는 일반인 드라이버를 고용해 도보, 전동킥보드, 오토바이, 자동차 등을 모두 드라이버로 고용했다.

배민커넥트는 전문 배달기사가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유연하게 배달하는 방식이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지만 교육을 받아보니 자유롭지 않은 것들이 꽤 많았다. 우버드라이버와 비슷한 줄 알고 접근했지만 판이하게 달랐다.

배민커넥트는 우선 도보가 없었다. 자전거, 킥보드, 오토바이 등만 가능하다. 도보에 대해 문의한 결과 원칙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자동차 역시 불가능하다.

지난해 7월 우버 강남그린라이트센터에서 홀로 20분 가량 교육을 받았다. 앱을 사용하는 방법, 문의하는 방법, 수입 등에 관한 정보가 전부였다. 우버드라이버 때는 원피스를 입고 구두를 신고도 자유롭게 배달했다.

그러나 배민커넥트가 주는 중압감은 남달랐다. 일단 교육이 1시간 넘게 진행됐다. 배민커넥트는 특유의 상징색인 민트색 조끼와 가방, 헬멧 등을 착용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를 가더라도 필수다. 배민커넥트라는 상징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2일 배민커넥트 한 교육에 16명이 참가했다. 교육 내용 중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개인정보 주의 부분과 성폭력 예방 부분이었다.

연예인을 봤다고 SNS에 올려도 안 되고 예쁜, 잘생긴 고객을 봤다고 호들갑을 떨어서도 안 된다. 집안에 있는 주문자가 옷을 대충 입고 나와도 시선 처리를 알아서 해야 한다. 음담패설이나 욕설을 하면 안 되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미주문 고객에게도 몸매평가를 하는 등 성희롱을 하면 안 된다.

구체적인 항목들에 놀랄 정도였다. 상식적으로 모두 맞는 것이었지만 이를 규율화 한 것은 우아한청년들의 섬세함과 노하우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교육자는 회사에 근무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위한 노력이 느껴졌다.

고객 부재 시 전화하면 안 되느냐는 질문에 교육자는 원칙적으로 전화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으면 고객 센터를 통해 연락을 해야 했다. 안심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역으로 전화가 걸려오면 번호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가장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교육을 마치자 이미 배달을 한 듯 피로함이 몰려왔다. 그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게 경각심을 주는 교육이었다. 이제 앞으로 원피스 차림으로 배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누가 봐도 눈에 띄는 민트색으로 전문 배달인 포스를 내야 하겠다.

변소인 기자
IT전자부
변소인 기자
byline@sisajournal-e.com
통신, 포털을 담당하고 있는 IT 기자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