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등 보수 시민단체, 3일 오후 1시까지 개별대회 이후 연합집회 예고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 오는 5일 제8차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 개최 계획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격화되는 여야의 촛불집회 공방이 장외전으로 번질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단체는 3일 맞불 성격으로 서울 광화문광장 대규모 집회를 개최키로 했다. 여권이 지난달 28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개최한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 및 검찰개혁 촉구 촛불 집회의 맞불 집회 격이다.

보수 단체는 조국 장관 임명 이후부터 줄곧 10월 3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해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저와 우리 당은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국민과 함께 이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며 “오는 10월 3일 개천절에 범국민 규탄 집회가 열린다. 분노한 민심의 현주소를 똑똑히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백맹우 같은 당 사무총장도 “3일 규탄대회를 앞두고 모든 종교, 사회단체가 의견 통일을 보고 있는 중”이라며 “광화문에서 대한문, 서울역까지 대체로 추산해보면 150만명 규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여야 간 집회를 둘러싼 기싸움은 팽팽하다. 그동안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던 집회 인원, 규모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여권은 지난주 주최 측 추산 200만명이 모였고, 오는 5일 열릴 집회에는 200만~3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여권 주최 측은 지난주 집회 인원 논란으로 오히려 참가자가 늘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보수단체는 지난주 집회 개최지 면적을 고려할 때 집회 참가자는 5만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주최 측이 인원을 부풀렸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같은 날 저녁 인근에서 열린 서초구 서리풀 축제 폐막행사 참가자들도 집회 인원에 포함됐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천절인 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보수 표방 단체들로 구성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조 장관 반대 집회를 연다. 이들은 서울 광화문, 대한문, 서울역 등에서 오후 1시까지 개별대회를 마친 뒤 연합 집회를 열고 청와대, 세종로, 사직로 등으로 행진한다.

보수단체는 조 장관이 수사 개입을 통해 법치주의와 헌법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 장관의 퇴진을 촉구할 방침이다. 집회 당일인 오늘 태풍 미탁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최 측에서는 100만~150만명이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이날 10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광화문 거리에 나선다면, 지난 2016년 박근혜 정권이 탄핵됐을 당시와 같은 거리정치 정국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 세력과 조 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 세력이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는 형국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비호하고 검찰을 비판함으로써 국민 분열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며 “지지 세력만 보고 가는 통치는 민주주의를 무너트리고 결국 성난 호랑이가 된 국민에 의해 집어 삼켜지고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에는 대학생들 참석도 예고돼 있다. 서울대를 제외한 연세대, 고려대, 단국대, 부산대 등 여러 대학 학생들은 처음으로 연합 집회 형식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회는 연합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같은 날 광화문에서 범보수 진영이 개최하는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조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개혁을 가로막는 적폐라고 주장하며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는 오는 5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서초역 사거리에서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이로써 여야 간 조 장관을 둘러싼 집회 기싸움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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