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임직원들에게 사내전산망 통해 4년차 이상 연구직 추천 공고···자율주행·배터리·친환경車 분야 집중
정의선 부회장 “자율주행, 지상보다 장애물 없는 플라잉카가 보다 적합”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 연구개발(R&D) 부서 규모를 대폭 키울 전망이다. 이를 위해 사내추천인 채용제도를 바탕으로 경력직 인원을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전날 사내전산망을 통해 연구 경력직 채용을 추천해 줄 것을 직원들에게 공고했다. 대상은 4년 이상 경력자다. 분야별로는 석사 등 최소학력을 요구하기도 했다. 모집분야는 자율주행, 전기차 배터리, 친환경 자동차, 전장기술 등에 집중됐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기술로 손꼽히는 차량용 라이다센서를 비롯해 △상용차 배기가스 및 실도로 측정 △환경차 통합제어 △자율주행 종·횡방향 제어 △자율주행 플랫폼 △차세대 배터리 △리튬 배터리 △환경차 제어개발 △배터리 시스템 구조·제어·전장·설계 △환경차 인버터 설계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영상 로직 △자율주행 알고리즘 △네비게이션 개발 △인포테인먼트 △차량 음성인식기술 △차량 커넥티비티·통신·원격 업데이트 등 16개 분야다.

이들 중 자율주행 종·횡방향 제어 및 플랫폼, ADAS 관련 지원자는 석사학위가 필수적이다. 배터리 시스템 구조·제어·전장·설계 분야의 경우 3년 이상의 경력만 갖추면 지원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입사하게 될 신규 경력직원들은 2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접수는 현대차 종사자들만 접속할 수 있는 앱 ‘오토웨이’ 내 ‘채용지원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이번 공고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 관계자는 “관련조직의 대대적인 확대가 있을 것이라고 (회사로부터)설명을 들었다”며 “신규채용도 실시되겠지만 우선적으로 경력직 채용을 늘려 허리를 튼튼히 할 심산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해당 공고는 필요한 인력충원 차원에서 실시된 것이며, 관련조직의 대대적인 확대를 공식화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차세대 자동차 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현대차는 자율주행·플라잉카 등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3위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가진 미국 앱티브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해 2조4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이곳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전기·수소차 등에 이어 부상하게 될 새로운 시장선점을 위한 현대차의 드라이브가 본격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상보다 장애물이 없는 하늘이 자율주행에 보다 적합하다”며 “완전자율주행이 하늘에서 먼저 실현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플라잉카에는 주행거리가 길고 효율이 좋은 수소연료전지가 유용하다”며 현대차가 주안점을 두고 개발해 온 수소분야와의 시너지도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측이 이번에 대폭 경력직을 모집하려는 분야 면면을 보면 상당부분 자율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는 곧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언급한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플라잉카 개발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며 “더불어 친환경 자동차와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 예견되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R&D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7월부터 ‘직원추천 채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참여 대상은 현대차 본사 및 연구소에 재직 중인 일반·연구직 임직원들이다. 지인의 합격 시 별도의 인센티브 지급도 약속했다. 이 같은 제도가 신설된 배경으로는 전기차배터리·전장사업 등이 주요 그룹들의 미래먹거리로 부상하면서 관련 R&D직 인재 품귀 현상이 빚어진데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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