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심화되는 글로벌 OTT 공세 속 웨이브 초반 난항

자료=셔터스톡
자료=셔터스톡

최근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가 통합 OTT ‘웨이브’를 공개한 데 이어 CJE&M과 JTBC도 조만간 합작 OTT를 선보이기로 했다. 여기에 KT도 다음달 OTT 서비스인 ‘올레tv모바일’의 서비스 명칭을 ‘시리얼(See Real)’로 바꿔 새롭게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디즈니와 애플도 OTT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 본격적인 OTT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경쟁 치열해진 국내 OTT 시장

OTT는 인터넷망을 활용해 드라마·영화 등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말한다. 주요 특징으로는 다양한 유통 채널, 콘텐츠 라이브러리 차별화, 저렴한 요금 등이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OTT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심에는 넷플릭스가 자리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삼정KPMG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OTT 기업인 넷플릭스는 올 1분기 기준으로 약 1억49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TT 시장이 점점 커지자, 최근에는 디즈니·애플 등과 같은 글로벌 공룡들도 OTT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국내 OTT업체들 역시 국내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9월 웨이브가 공식 출범했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의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과 SK텔레콤의 OTT서비스 ‘옥수수’를 통합한 것이다. 웨이브는 오는 2023년 500만명 규모의 유료가입자를 유치, 유료OTT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질세라 CJ ENM과 JTBC 역시 최근 OTT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합작법인은 CJ ENM이 1대 주주로 JTBC가 2대 주주로 참여하며, 통합 OTT 플랫폼은 CJ ENM의 ‘티빙’을 기반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KT도 ‘올레tv모바일’을 ‘시리얼’로 개편하고 맞춤형 추천서비스와 가상현실(VR) 등 실감 콘텐츠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웨이브 출범식. / 사진=연합뉴스
웨이브 출범식. / 사진=연합뉴스

◇토종 OTT, 외산 OTT 이길 수 있을까

토종 OTT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남과 동시에, 하반기에는 디즈니와 애플이 각각 OTT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들의 경우, 국내에는 내년 상반기 중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야심차게 출발했던 웨이브는 초반 난항을 겪고 있다. 1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웨이브 평점은 5점 만점에 1.8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넷플릭스의 평점이 4.5점인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각종 오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플레이 리뷰란에는 많은 이용자들이 재생오류 등 각종 오류로 인한 불편사항을 호소하고 있다. 아울러 그 동안 옥수수 이용자들이 누렸던 혜택들이 대폭 줄어든 것 또한 낮은 평점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앞서 옥수수는 100여개의 채널을 제공했으나, 이번에 CJ ENM과 JTBC가 독자 OTT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관련 채널이 대거 줄어, 현재는 80여개 채널만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출시될 다른 국내 OTT들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웨이브 출범에 앞서, CJ계열 콘텐츠 포함 여부가 큰 이슈였다”며 “결국 CJ계열 콘텐츠는 물론 JTBC 콘텐츠마저 빠지게 됐다. 국내 OTT들끼리 콘텐츠 경쟁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글로벌 OTT들만 더욱 경쟁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글로벌 OTT들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약 150억달러(18조원) 규모로 콘텐츠 제작 및 구입을 진행할 계획이다. 디즈니 역시 디즈니+를 통해 7500편 이상의 드라마 시리즈와 500편 이상의 영화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디즈니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라도, 구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디즈니+가 티저 영상으로 공개한 콘텐츠 범위는 디즈니 오리지널(애니메이션, 영화), 픽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마블 스튜디오, 스타워즈 시리즈(루카스 필름), 내셔널 지오그래피 다큐멘터리 등이다. 서비스 이용 요금은 1개월 기준 6.99달러(약 8500원), 1년 기준 69.99달러(약 8만5000원)으로 월 기준으로 8.99(1만900원)에서 15.99달러(약 1만9400원) 수준인 넷플릭스의 이용 요금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이는 7900원 수준인 웨이브와 비교해서도 크게 비싸지 않은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토종 OTT들은 글로벌 OTT들의 공세에 맞서 급하게 출범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며 “투자 규모나 콘텐츠 보유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상황속에서, 무리하게 출범 시기를 앞당기기보다는 글로벌 OTT와의 차별성에 대해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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