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분위 주택 평균매매가 3억2395만원, 예상 상한액 ‘훌쩍’
약 60% 탈락 예상···수요예측 못한 ‘정책 실패’ 비판도
지역별 여건 고려하지 못한 대상 선정 기준 지적

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연합뉴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주간의 접수결과 당초 공급규모보다 3배가 넘는 신청이 몰려 약 60%의 차주가 탈락할 상황에 처했으며 지원 대상 주택가격은 2억원대로 예상돼 서울과 수도권 내 차주들은 사실상 지원을 받기 어렵게 됐다. 이에 일부 차주들은 각 지역별 여건을 고려하지 못한 대상 선정 기준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29일까지 2주 동안 총 63만5000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총 접수금액은 73조9000억원으로 당초 공급예정액(20조원)의 3.5배에 달한다.

신청자들의 평균 주택가격은 약 2억8000만원이며 선정기준(주택가격 낮은 순)을 고려할 때 대상자의 주택가격 상한은 2억1000만~2억8000만원 수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상한선이 2억1000만원 수준에서 형성될 경우 약 60.7%에 해당하는 차주가 탈락하게 된다. 주택가격 분포 결과 1억원 이하는 8.1%에 불과하며 1~2억원, 2~3억원이 31.2%, 28.2%를 차지했다. 3~6억원도 27.6%로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6억원 이상은 4.9%를 기록했다.

서울 주택은 대부분 지원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행한 ‘9월 KB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6억5713억원에 달한다. 5분위 구분 중 가장 가격이 낮은 1분위 구간의 평균가격도 3억2395만원으로 지원대상 상한액을 웃돌고 있다.

자료=KB부동산 리브온/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자료=KB부동산 리브온/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수도권 역시 대거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의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4억5205억원이며 1분위 평균 매매가도 1억7778억원으로 서울의 뒤를 잇고 있다. 반면 6개 광역시의 전체 평균 매매가격과 1분위 평균 매매가는 2억5154억원과 1억1067억원이다. 기타지방은 보다 낮은 1억8705억원, 6751억원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전환대출의 혜택은 대부분 지방 차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주택가격 상한선에 많은 차주들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의 불편을 감수하고 신청 했지만 가능성이 거의 없는 ‘헛수고’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여건 차이를 고려해 선정 기준을 세분화하거나 지역별 할당량을 정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택가격 9억원까지 지원자격을 부여하는 등 수요예측을 전혀 하지 못한 금융당국의 정책실패라는 비판도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수요측면에서는 추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으며 공급 측면에서는 주금공의 재원 여력과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계획대로 이달부터 12월까지 대환을 진행할 방침이다. 주택금융공사 콜센터를 통해 대상 차주들에게 신청절차를 안내하고 신청 내용 사실 확인, 추가 보완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부적격자, 중도포기자 규모에 따라 주택가격 상한액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대상 탈락 차주들에게는 보금자리론 대환신청을 고려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안심전환대출과 유사한 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으로 주택가격 2억1000만원을 넘는 대출 신청자의 61.1%가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서민형 안심대출보다는 0.15%포인트 가량의 금리가 높아 여전히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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