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리스크 마주한 르노삼성·한국GM, 최악 실적 기록할 수도
노사가 선제적 자구노력 방안에 합의한 쌍용차도 실적 하락 불가피
3사 모두 내수·해외 시장 수요 계속해서 정체 혹은 감소세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가 업계 불황에 더해 각각의 이유로 위기에 직면했다. 뾰족한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상황이 쉽게 해결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생산 절벽은 심각한 수준이다. 내수 시장이 정체된데 이어 해외 자동차 시장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국산 승용차 판매는 10만231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유럽, 중국, 인도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의 수요도 719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 감소한 수치다.

내수 시장과 해외 시장 수요가 함께 줄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은 생산 절벽에 이어 노조리스크까지 겹치며 시름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가동 중단과 희망퇴직을 놓고 노사 갈등이 커지며 노조가 법적 분쟁까지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GM 노조는 일단 파업을 중단하고 교섭을 진행하기로 밝혔지만, 단순히 일정기간 파업을 유보했을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단 2002년 GM의 회사 인수 이후 첫 전면파업에 직면했던 한국GM은 급한 불을 껐다. 한 달 넘게 전면 및 부분파업을 이어온 한국GM 노조는 전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을 중단하고 교섭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쟁대위에선 추가 파업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전 임한택 노조 지부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만난 뒤 교섭 촉구로 방향을 튼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GM 노조가 오늘부터 오는 11일까지 전면파업을 진행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GM 본관 앞에 붙어 있는 현수막. / 사진=연합뉴스

다만 완전한 파업 중단이 아닌 사측이 GM 본사와 협의할 시간을 달라고 한 것에 대한 답변인 만큼, 추가적인 파업 가능성은 여전하다. 한국GM은 올해 1~9월,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18.7% 감소한 5만393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추가 파업이 이어질 경우 연말엔 전년 대비 20% 가까운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르노삼성은 노조와 법적 분쟁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르노삼성은 시간당 차량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생산라인 인력을 전환 배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5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 측은 이에 대해 조합원 고용과 관련 있는 조치임에도 사측이 고용안전위원회 등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 측은 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에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 못한 것도 아닌데, 이제와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고 하면 그 누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사측을 지적했다.

노조리스크가 계속될 경우 르노삼성의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22만7577대를 판매한 전년 대비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8월, 르노삼성은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5.5% 감소한 5만2585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수출 실적은 6만2120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38.9% 줄었다.

한편, 쌍용차는 유일하게 노사 합심을 통해 위기를 해결하려는 모습이다. 지난 8월 10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을 이뤄낸 쌍용차 노사는 지난달엔 ‘복지 중단 및 축소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선제적인 자구노력 방안’에 합의했다.

16일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에서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오른쪽)와 정일권 노동조합위원장이 임금협상 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쌍용차
쌍용차 노사는 지난 8월16일 임금교섭에 합의했다. / 사진=쌍용차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노사 간 충분한 공감과 대화를 통해 마련된 선제적인 자구노력은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는 원동력이자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판매 볼륨이 큰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 모델 부진이 이어지며 내수 시장에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내수 시장 판매량은 전월 대비 7.7%, 전년 대비 8.8% 감소한 8038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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