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김포엔 ‘신세계판 아마존고’가 있다
  • 박지호 기자(knhy@sisajournal-e.com)
  • 승인 2019.10.01 1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세계아이앤씨 x 이마트24 합작 '국내 최초 자동계산 셀프 매장'···아마존고의 '저스트 워크아웃' 기술 구현
매장 내 위치한 카메라가 방문객 행위 인식···매장 빠져나온 뒤 1분이면 '결제 완료'
김포시 장기동에 위치한 이마트24 셀프매장의 입구 및 출구(왼쪽)과 매장 내부 사진(오른쪽). 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매장 천장에는 30여대의 카메라가 있어 이용자의 구매 행위를 추적한다. /사진=박지호 기자
김포시 장기동에 위치한 이마트24 셀프매장의 입구 및 출구(왼쪽)과 매장 내부. 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매장 천장에는 30여대의 카메라가 있어 이용자의 구매 행위를 추적한다. / 사진=박지호 기자

이마트24는 국내 편의점사 중 무인편의점을 가장 많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 무인편의점이란 이용자가 직접 포스(POS)를 이용해 구매할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고 카드를 긁는 일련의 과정을 직원 없이 스스로 해내야 하는 곳을 뜻한다. “안녕하세요” “고생하세요” 같은 인사치레도 할 필요 없이 매장을 빠져나올 수 있다. 사람 간 대면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이것 저것 들었다 놨다 하며 고민하는 시간 동안 점원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편의점이 생겼다. 신세계아이앤씨(I&C)가 개발해 이마트24에 구현한 '국내 최초 자동결제 셀프 편의점'이다. 말이 너무 길어 와닿지 않는다면 이렇게 줄일 수도 있다. 한국판 아마존고(Amazon go). 아마존고는 2018년 초 아마존이 문을 연 자동결제 매장이다. 천장에 달린 카메라로 이용자가 구입할 물건을 파악하고, 아마존고 앱에 결제 수단을 이미 등록한 이용자가 별도의 계산 없이 그대로 매장을 빠져나가면(Just Walk Out) 구매한 상품이 자동결제되는 시스템이다. 이른바 '미래형 유통매장'인 것이다. 

◇ 매장 들어갈 땐 QR코드 스캔, 나온 뒤엔 SSG페이 자동결제

한국판 아마존고인 이마트24의 자동결제 셀프 매장 역시 아마존고와 같은 원리를 이용한다. 고객은 SSG페이 또는 이마트24 앱(APP)을 통해 발급된 입장 QR코드를 스캔한 후, 셀프매장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별도의 상품 바코드 스캔, 결제 등의 과정이 전혀 없이 쇼핑 후 매장을 나가면 SSG페이로 자동결제된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14평 셀프 매장에는 30여대의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이용자가 어떤 물건을 들었다 놓는지 인식하는 행동인식 카메라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 보는 트래킹 카메라 등 저마다 역할과 기능이 있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아마존고보다 적은 카메라로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매장에서 물건 3개를 장바구니에 담아 그대로 게이트를 통과해 빠져나왔더니 정확히 1분 후, 결제가 완료됐다는 알림이 왔다. 내가 산 물건이 그대로 영수증에 찍혀 있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이 셀프 매장을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AI, SSG페이, 클라우드 기반 POS 등 리테일테크와 연관된 다양한 기술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매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백화점, 이마트 등에도 아주 먼 미래에 이 같은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겠지만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당장은 개발 목적에 대해 "구매행위 데이터 수집"이라고만 설명했다. 

◇ 우산 쓰면 도난 가능? 

궁금증이 생긴다. 천장에 달린 카메라가 이용자의 구매 행위를 인식해 결제하는 시스템이라면, 우산을 쓰고 카메라로부터 숨어버리면 도난행위가 가능하지 않을까. 

정답부터 말하면 불가능하다. 카메라의 시선을 따돌리고 매장에 상주하는 직원의 눈을 피할 수 있다 치더라도, 무게(Weight) 센서에 발각된다. 카메라가 눈이 돼 이용자의 구매행위와 이동을 추적함과 동시에 매대에 장착된 웨이트 센서도 물건의 들고 낢을 인식해 이용자의 구매행위에 대한 인식의 정확도를 높인다. 카메라로부터 숨어도, 물건을 집어드는 순간 무게가 차감되며 이용자 제품 선택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도난이 불가한 것이다. 신세계 직원들이 직접 시험한 결과다. 

◇ 규칙은 있다

이마트24 셀프매장에 부착된 이용시 유의사항. 돈 잃고 싶지 않으면 이를 잘 따라야 한다. /사진=박지호 기자
이마트24 셀프매장에 부착된 이용시 유의사항. 돈 잃고 싶지 않으면 이를 잘 따라야 한다. / 사진=박지호 기자

아무리 셀프매장이라고 한들, 규칙은 있다. 우선 입장. QR코드 인식으로 입장하는 만큼, 마구잡이로 떼를 지어 입장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카메라가 동시다발하는 여러 인원의 모든 움직임을 포착하기 어려운 만큼, 매장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이다. 

최대 수용 인원은 10명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10명은 매장 사이즈를 감안했을 때의 인원수고, 기술만 놓고 봤을 땐 50명까지도 카메라 추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매장에 입장하는 각 개인은 SSG페이 가입자여야 한다. 계정 1개에 대한 추가 동행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지켜야 하는 룰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내가 실제 물건을 사든 안 사든 SSG페이 가입자여야만 매장에 입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구매. 함께 들어간 동행자에게 함부로 물건을 집어 건네선 안 된다. 카메라가 물건을 집어 든 최초의 인물을 '구매자'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허쉬 초콜릿 우유를 집어 친구 A에게 건넸다면 결제는 초콜릿 우유를 먹을 A가 아닌 내가 하게 된다. 1+1 행사 상품의 경우에도 그래서 한 사람이 2개를 모두 집어야 인정이 된다. 언뜻 퀘스트 같은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판매 품목. 주류는 판매하지 않는다. 담배의 경우 상주 직원에게 요청해야 구매할 수 있다. 

해당 매장은 김포 장기동에 위치했다. 

박지호 기자
산업부
박지호 기자
knhy@sisajournal-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