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채권형 펀드에서 8000억원 순유출···주식형은 1조1000억원 유입
채권 대신 안전자산인 부동산 펀드로 자금 유입

주식형 펀드 순자산액(맨 위 그래프)은 주가 상승 기대에 늘어나는 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형 펀드 자금(중간)은 수익률 하락 등 원인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높아 부동산 펀드(맨 아래)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 자료=금융투자협회, 단위:백만원

이달 들어 채권형 펀드에선 자금 유출이, 주식형 펀드에선 자금 유입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채권형 펀드는 채권 금리 반등(채권값 하락)에 따라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로부터 외면을 받는 분위기다. 다만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는 여전히 커진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 채권보다는 부동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에 국내 채권형 펀드(펀드, 투자일임 포함)에선 8241억원이 순유출됐다. 반면 주식형 펀드에는 1조1119억원 자금이 들어왔다. 

채권형 펀드는 올 들어 매달 1조원가량 늘어났지만 이달에만 8000억원가량이 빠져나가면서 성장세가 꺾인 상황이다. 이는 올 하반기에 한국은행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힘들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채권형 펀드에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나와 투자가 감소한 탓이다. 특히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 속에 코스피가 9월 들어 크게 반등하면서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심리에 따라 주식형 펀드로 투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3년 금리는 지난달 26일엔 1.121%였으나 이달 27일엔 1.301%까지 올랐고 이에 채권형 펀드 수익률 역시 최근 1개월 동안 국공채 펀드는 -0.65%, 회사채 펀드는 -0.17%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가 오르면 반대로 하락한다. 이에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펀드 수익률이 주춤해지면서 자금을 빼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상황이다. 

반면 주식형 펀드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26일 기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내 주식 비중은 92.72%를 기록했다. 지난 20일에는 펀드 내 주식 투자 비중이 96.5%를 넘어선 바 있다. 주식 투자 비중이 96.5%를 넘은 것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03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주식형 펀드 내 주식 비중이 높아진 것은 주식 상승 기대에 따른 결과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전달에 비해 빠르게 반등하며 13일 거래일 연속 상승, 2100선을 넘는 모습을 보였다. 주식형 펀드는 주식시장이 나빠질 것으로 판단되면 주식 투자 비중 역시 떨어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주식 비중이 88%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채권형 펀드가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진 대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채권보다는 부동산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부동산 펀드 자금은 이달 들어 꾸준하게 늘어나 지난 26일 기준 94조5043억원을 기록했다. 4일 대비 1조9144억원이 증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줄어들고 상반기처럼 채권에서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높기 때문에 부동산과 함께 채권형 펀드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주식에만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것보다 보수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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