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수용체·PPI제제 등 후보로 꼽혀
H2수용체 길항제는 파모티딘, 니자티딘, 시메티딘, 라푸티딘 등···PPI 계열은 에스오메프라졸, 란소메프라졸, 라베프라졸 등 거론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최근 정부가 발암물질을 사유로 판매중지 결정을 내린 '라니티딘 제제'의 대체 의약품 경쟁이 제약업계에서 치열하다. 현재로선 H2수용체와 PPI 제제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향후 처방과 판매 추이가 주목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위궤양치료제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주원료로 사용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대해 판매중지와 회수 결정을 내림에 따라 후속 조치에 분주하다.

이번 식약처 조치는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는 ‘라니티딘 원료의약품’ 7종 모두에서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 검출됐기 때문에 대체의약품이 없는 상황이다.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는 세계보건기구 국제 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 추정물질을 지칭한다.

이에 연간 시장 규모가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기존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제품에 어느 품목이 결정되느냐가 중요 사안으로 분석된다.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성분으로는 H2수용체 길항제와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이 우선 거론된다.   

소화기계질환 소화성궤양 치료제 중 H2수용체 길항제 계열 약물로는 니자티딘, 시메티딘, 라푸티딘, 파모티딘 등이 있다. 이중 시메티딘 성분은 상호작용 위험이 알려지면서 현재는 처방이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약물 중 상당수가 시메티딘 성분과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다른 약물과 공동처방을 내는 데 의사들이 꺼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현실적으로 파모티딘 제제가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파모티딘 제제 일반의약품으로는 종근당 파미딘정과 제이에스제약 제이에스파모티딘정 등 5개 품목밖에 없다. 이 품목 중 현재 생산 중인 치료제는 파미딘정과 제이에스파모티딘정 뿐이어서 지난주 품절사태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종근당은 이번 라니티딘 사태로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식약처 발표가 있었던 지난 26일 전날인 25일부터 파미딘정 품절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지난해 파미딘정 매출은 1억2000만원 가량으로 판매규모가 많지 않은 품목이었다”라며 “10월부터 생산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라푸티딘 제제의 경우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은 39개다. 이중 35개 품목이 보험약가를 받은 상태다. 라푸티딘 제제인 스토가를 갖고 있는 보령제약도 최근 대체처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단 일각에서는 파모티딘 제제 등 H2수용체 길항제 계열 약물은 라니티딘 제제의 유사성분으로 향후 발암이슈가 거론될 가능성 등으로 인해 중장기적 처방과 판매는 낮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PPI 계열 제제로는 현재 에스오메프라졸과 란소메프라졸, 라베프라졸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직접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고 라니티딘 제제와 차이가 큰 급여기준 등으로 인해 대체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라니티딘 제제는 그동안 위염 예방 목적의 보조 치료제라는 인식이 강했고, 실제 처방된 것으로 파악된다. 직접 치료제로 처방된 PPI 계열 치료제와는 일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각 제약사마다 한두 품목씩은 라니티딘 제제 대체제라고 할 수 있는 품목을 갖고 있어 이제부터 본격 경쟁이 예상된다”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속에서 전문의약품의 경우 결국 처방권을 갖고 있는 의사들을 누가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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