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CD 공세에 SDC QD-OLED 투자 유력···”삼성전자 TV 전략 수정 전망“
경쟁사 LG OLED TV와의 성능·상품성 차별화가 관건
삼성디스플레이가 드디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모회사인 삼성전자의 ‘투 트랙’ TV사업 전략 또한 갈림길에 놓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디스플레이를 생산한다는 것은 삼성전자가 OLED TV 판매를 시작할 것이란 의미다. TV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선발업체인 LG전자 OLED TV에 대해 기술적·상업적 차별성을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27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아산 탕정공장 LCD 생산라인 일부의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발 저가 공세로 인해 수익성이 급락한 LCD 패널 생산량을 줄이려는 조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곳 라인 철거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나, 시장에선 조만간 이곳 라인에 QD-OLED 설비가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LCD 가격 하락세에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체질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엔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달 QD-OLED 전환 투자에 13조원 투입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흘러나오며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13조원’이라는 수치를 두고 기존 8.5세대 라인을 넘어 10.5세대 공장을 증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 역시 65인치 이상 패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파주 P10 10.5세대 OLED 생산라인에 8조원 규모를 투자한 바 있다.
특히 이 같은 시장 전망은 최근 LCD 가격 급락세로 인해 힘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 3분기 LCD 주요 인치대 평균 패널 가격은 165달러로 직전 분기에 비해12%나 감소했다. 10세대 LCD 설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 탓에 국내 양대 업체는 LCD 감산은 물론 라인 철수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일부 중국 패널 제조사마저 LCD 생산라인 가동률을 줄였다는 전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활로를 찾기 위해 QD-OLED 전환 투자를 확정할 경우, 모회사인 삼성전자는 그동안 고수해 왔던 TV ‘투 트랙' 전략을 선회해야만 한다. 삼성전자는 그간 마이크로LED와 QLED TV를 투 트랙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해 왔으며,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TV 발표 행사 때마다 “VD사업부는 마이크로 LED TV와 QLED TV 투 트랙으로 간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패널 양산 시점을 오는 2021년으로 전망한다. 이르면 2~3년 내에 삼성전자가 TV사업 전략을 새롭게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사실상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기에 난관이 많은 마이크로LED TV를 차선으로 미루고 퀀텀닷 소재를 채용한 QD-OLED를 프리미엄 TV사업 전략 전면에 내세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강민수 IHS마킷 수석은 “QD-OLED 투자가 확정될 경우, 삼성전자 TV사업 전략 역시 차차 바뀌어나갈 것으로 본다. 손바닥 뒤집듯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며 “2021년부터 양산을 한다고 해도 수율을 안정화하고 시장에 자리 잡기까지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삼성도 쉽지 않은 길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기술력과 시장성이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보적으로 확보한 퀀텀닷 기술력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이를 자발광 소재로 활용해 TV용 패널로 만들기 위해선 아직까지 넘어야 할 기술적 난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로 시장에 들어가는 상황인 만큼 선발업체 OLED TV와 차별화되는 성능과 상품성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W-OLED 방식을 채택한 LG전자와 비슷한 제품을 내놓을 경우, 소비자 입장에선 삼성이나 LG라는 브랜드 네임 외에 차별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세트업체 입장에서 마케팅 전략 차원의 고민이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그동안 삼성전자가 지적해 온 OLED TV의 ‘번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똑같은 이슈를 안고 갈 공산이 크다.
후발업체로서 치열한 시장 경쟁을 앞둔 가운데 프리미엄 TV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QD-OLED가 후발로 시장에 진입한다는 점도 부담이겠지만, 프리미엄 TV 시장 성장 속도가 업계 예상보다 더딘 점이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프리미엄 시장이 개화했지만 ‘만개’하느냐는 아직 두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LG 양사 모두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내년도의 시장 회복세에 따라 투자 속도를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