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DLS 발행금액···전달 대비 49.8%↓
고객들 투자원금 손실 우려에 투자 꺼려

DLS 발행실적. /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의 투자 원금 손실 사태로 증권업계의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규모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DLS 원금 손실이 확정되면서 고객들 사이에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된 탓이다. 미상환 잔액은 최근 1년 사이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증권업계의 DLS 발행 규모는 총 9956억원으로 전달 대비 9876억원(49.8%) 감소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규모다. 특히 올해 발행규모가 가장 컸던 6월말(2조3155억원)과 비교하면 57%나 줄었다. 

금리연계 DLS를 보면 8월말 기준으로 총 발행액이 530억원을 기록, DLS 사태가 터지기 전인 6월말과 비교해 66.8% 감소했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DLS 펀드의 투자 원금을 전부를 날리는 상황이 되면서 고객들 사이 DLS 투자를 두려워하는 파생 포비아(Pho bia·공포증) 현상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6월말까지 DLS 발행액이 늘어난 것은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에서 관련 상품을 6월에도 계속 판매했기 때문이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DLS에 투자하는 DLF 판매를 6월24일까지 계속 팔았다. 하나은행도 4월과 5월에도 관련 상품을 팔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훈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산하 연구소가 작년 말과 올해 3월 독일과 미국의 금리 하락을 전망했는데도 거액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을 판매했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한 채 판매 수수료 수익에 치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DLS 미상환 잔액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한 고객들이 자금을 상환하지 못한 채 불안에 빠진 셈이다. 8월말 기준으로 DLS 미상환 잔액은 18조692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1%나 증가했다. DLS 미상환 잔액이 늘어난 것은 상환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간 상환된 금액은 14조950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1% 줄었다.

이 기간 증권사별 미상환 잔액(23일 기준)을 보면 하나금융투자가 4조425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NH투자증권(3조4405억원), KB증권(1조7672억원), 신한금융투자(1조3348억원), 미래에셋대우(1조2372억원), 삼성증권(1조232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원금 손실 두려움이 커진 것”이라며 “특히 최근 문제가 된 DLS 상품에 대한 기피 분위기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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