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협상, 예정대로 내달 10일 워싱턴DC서 진행
양국 협상팀, 위기설에도 유화적 신호에 일정 성과에 주목

미국과 중국이 내달 10일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한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내달 10일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한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예정대로 내달 초 고위급 무역협상을 열기로 했다. 최근 미중 무역 차관급 협상이 사실상 ‘노딜’로 마무리되면서 무역협상이 또다시 난항을 맞게 됐음에도 고위급협상이 계획대로 재개된다는 소식에 ‘스몰 딜(small deal)’을 타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달 10일 워싱턴DC에서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된다”고 전했다. 미중은 앞서 10월 초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협상 일정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미중 고위급협상은 지난 7월 30~31일 중국 상하이 이후 2개월여만이고, 워싱턴DC 고위급회담은 5월 10일 결렬 이후 5개월만이다.

이번 고위급협상에는 미국 측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 측에서는 류허 부총리 등이 협상대표로 나선다. 미중 고위급협상은 양측이 추가관세를 주고받으며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최근 양국이 다소 유화적인 신호를 발신한 가운데 이뤄져 일정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중국 기업이 시장 원칙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를 진행했다. 이미 상당한 규모의 대두와 돼지고기를 구매했다”며 미국산 농산물 구매 사실을 확인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같은 날 폭스비즈니스에 중국의 대두·돼지고기 수입을 거론하며 “협상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미중 무역 차관급 협상이 사실상 노딜로 마무리되고, 중국 협상팀이 돌연 예정됐던 미국 농장 방문 일정을 취소하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위기설’이 흘러나온 바 있다.

실제 양국은 고위급무역협상이 2~3주내로 열린다는 소식이 공개되자 유엔총회에서 잇따라 강경한 발언을 하면서 팽팽한 기싸움을 보인 바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중국 지도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70주년을 맞아 경기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양국이 예전처럼 ‘판깨기 국면’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난항 속에도 미중 양국은 당초 계획대로 10월 10일 무역협상을 열기로 합의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이 생각보다 더 일찍 일어날 수 있다고 발언해 이번 협상이 주목된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스몰 딜’이다. 스몰 딜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말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통상이슈들을 모두 타결짓는 빅딜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낮은 단계의 합의인 스몰 딜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지난 27일 미국의소리방송(VOA) 보도에 따르면 “국민들에게 유리한 합의라면 미국은 체결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 여부를 떠나 좋은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 시점에서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선의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고, 그 결과 어떻게 될지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다수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 선의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그래서 중국 측으로서는 중국 시장에 필요한 (미국) 제품을 더 살 의향이 있다”며 “양쪽이 더 열의 있는 조처를 하고 비관적인 말과 행동을 줄이기를 희망한다. 양쪽 모두가 그렇게 한다면 협상은 재개될 뿐만 아니라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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