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올 4분기 7나노 매출 30% 전망···애플·화웨이 등 AP 물량 덕"
삼성·TSMC, 5나노 공정 개발 완료···2021년 수주전 가시화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올 4분기 전체 매출 중 7나노(nm) 공정 제품 비중이 33%에 달할 전망이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 화웨이가 주력 모델에 7나노 기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을 탑재하면서 올해 7나노 AP 수주전에선 TSMC가 승기를 거머쥐었다는 분석이다.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삼성전자 역시 극자외선(EUV) 기반 미세공정 기술력을 앞세워 내년 고객사 확보전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26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3분기 TSMC 7나노 공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5% 증가한 23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호재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올 4분기에만 7나노 매출은 약 35억달러까지 오르며 전체 매출 중 33%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연간으로는 7나노 매출이 89억달러에 달해 전체 매출 중 26%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치엔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 애플의 물량 수주가 주효했다. 애플은 아이폰11시리즈, 화웨이는 메이트30 등 전략 모델에 7나노 선폭이 적용된 첨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을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화웨이가 최근 공개한 플래그십용 5G 시스템온칩(SoC) AP 기린990은 올 하반기 TSMC의 EUV 기반 7나노+ 공정에서 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IC인사이츠는 “TSMC 고객사가 최첨단 공정 기술을 채택하는 속도가 빨라졌다”면서 “40~45나노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확보하는 데 8분기, 28나노 공정이 5분기 걸린 데 반해, 7나노 매출이 분기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데 단지 3분기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TSMC 올 하반기 매출은 약 196억5000만달러(약 23조5700억원)로 올 상반기 보다 약 32%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올해 전체 매출은 지난해 보다 1% 증가한다. 업계 일각에선 TSMC가 최근 물량이 달리면서 길어진 리드타임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양산 투자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이어 TSMC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5나노 대량 양산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화웨이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 등 업계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2분기 중 5나노 공정 시험 양산을 시작한 상태다. 중국 테크웹 등 일부 외신은 TSMC가 최근 2나노 공정 개발에 돌입해 오는 2024년부터 양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TSMC에 맞서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 역시 5나노 공정 개발을 마친 상태다. 아직 양산 시점은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업계선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7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 4월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했고, 올 하반기 자사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노트10 등에 7나노 공정 AP를 탑재하기도 했다. 이어 2022년까지 3나노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놓기도 했다. 양사 모두 5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한 까닭에, 이르면 2021년부터 양사가 5나노 공정을 중심으로 고객사 확보전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선 내년 퀄컴의 물량 수주 여부가 양사 승부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IT 전문매체 폰아레나 등 일부 외신은 퀄컴이 내년 갤럭시S11에 들어갈 차기 스냅드래곤865 칩셋을 삼성전자의 EUV 기반 7나노 공정에 맡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해엔 TSMC가 플래그십용 AP 물량 수주를 따냈다. 올해 갤럭시S10시리즈, 갤럭시노트10시리즈, LG V50씽큐 등에 탑재된 플래그십 AP 스냅드래곤 855는 TSMC가 수주를 따냈다. 삼성전자보다 한 발 빨리 7나노 공정을 도입한 TSMC가 수주전에 유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을 먼저 들여오면서 10나노 이하 선폭에서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UV 기술은 전 세대 불화아르곤보다 짧은 파장으로 10나도 이하 선폭을 구현하기 위해선 필수적인 노광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시험 생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해도 실제 양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글로벌 고객사를 모집하기 위해 미세공정 기술력을 앞세워 마케팅과 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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