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관련 은행 창구 문의 급증
주택담보대출 감소로 이자수익 감소···업무량 가중에도 실익은 없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사진=연합뉴스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사진=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일하는 직원 A씨(27)는 최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주부터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접수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대출 창구에는 안심전환대출 관련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로 붐볐다. 그는 “안심전환대출로 업무량이 늘어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폭주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창구 모두 북새통이다. 특히 온라인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창구로 문의가 쏟아져 정부의 정책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시중은행 영업점들은 업무 가중에 한숨을 내쉬는 모양새다.

26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대기자 수가 4만7000여명에 달하면서 인터넷뱅킹이 수시로 먹통이 돼 고객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신청자가 폭주하다 보니 승인이 나기까지 대기시간이 1명당 최소 30분, 길게는 2~3시간까지 걸리면서 온라인 창구에 과부하가 걸리는 사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신청이 어려워지자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창구에도 안심전환대출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안심전환대출 관련 상담과 실질적인 대출전환(대환) 업무 처리를 맡은 시중은행 영업점들에도 업무 과부하가 걸리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영업점 일선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 안심전환대출과 같이 정부 주도로 출시되는 정책금융상품은 은행의 자체 상품이 아니다 보니 상품에 대한 설명 및 상담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기존 업무에 대출전환 업무까지 가중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대출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B씨(29)는 “최근 안심전환대출 관련 문의가 늘어 평소보다 업무량이 배로 늘어났다”라며 “은행에 내방하는 고객은 인터넷으로 대출전환을 신청할 줄 모르는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라 공인인증서부터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까지 하나하나 다 안내를 해드려야 해서 상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출전환 업무가 은행 입장에서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대환 과정에서 은행은 주택저당채권(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을 팔고 주택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택저당증권(MBS)를 매입하게 된다. 정부가 2015년 3월 안심전환대출 출시 당시 은행들에 MBS를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면서다.

은행 입장에서는 3% 안팎의 이자수익을 보장하던 주담대를 1%대 채권 이자수익과 맞바꿔야 하는 셈이라 수익적 측면에서 득이 될 게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해 영업점 업무량이 크게 늘어 본점에서 지점으로 직원을 파견하기까지 하는 상황”이라며 “은행 입장에선 대출전환 때문에 꼬박꼬박 이자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적 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드는 셈이라 투입되는 노동력과 시간 대비 손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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