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단독 대표주관 실적 전무···상반기 호실적과 대비
롯데리츠 공동주관 제외 상장예심 통과한 기업도 전무
IPO 강화 효과는 아직···주관사 지위 확보 움직임은 긍정적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관 실적을 무섭게 쌓아올리던 삼성증권이 하반기 들어선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IPO 성수기라 할 수 있는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다른 경쟁사와 달리 단독 주관 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그동안 IPO 강화에 공을 들였던 것에 비해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상장예비심사에 돌입한 주관 건들이 있고 상장 주관사 확보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점은 올해 남은 기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이날까지 삼성증권은 하반기 IPO 시장에서 대표주관 실적을 쌓지 못하고 있다. 다른 경쟁 증권사들이 총 28개 기업을 상장시키면서 주관 실적을 올린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게다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상장 대기 기업도 전무하다. 그나마 공동주관을 맡은 롯데리츠만 상장 본궤도에 올랐을 뿐이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삼성증권이 이같이 개점 휴업에 들어갈 지는 예상되지 않았다. 삼성증권이 올해 상반기에 IPO에서 견조한 실적을 낸 까닭이다. 삼성증권은 이른바 ‘유령주식’ 사태로 인한 징계 영향에 단독주관을 맡지 못하다가 올해 1월 말 징계 해제 이후 바이오 기업인 셀리드를 시작으로 단독 주관 실적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아모그린텍, 압타바이오를 증시에 상장시켰다. 

26일 기준. / 그래프=시사저널e.
26일 스팩포함 기준. / 그래프=시사저널e.

이 기간 누적 공모금액만 1459억원으로 당시 증권사 중에서 세 번째로 높은 성적이었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연간 누적 공모금액이 1723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더라도 이는 두드러진 성과였다. 그러나 하반기 실적을 쌓지 못하면서 NH투자증권(6461억원), 한국투자증권(3335억원), 대신증권(2049억원), 하나금융투자(1473) 등에 이어 누적 공모금액(스팩 포함) 순위가 다섯 번째로 밀려났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WM) 부문에 비해 약한 IPO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삼성증권은 2017년 하반기 IPO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IPO 1팀과 2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급증한 바이오 기업 IPO를 특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서울대 약학 박사 출신의 김원제VP(차장급)를 영입하기도 했다. 이에 상반기 눈에 띄는 성과도 내며 올해 IPO 시장에서 삼성증권의 행보는 주목됐었다.

그러나 올해 남은 기간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국내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IPO 시장에도 분위기가 전이되고 있다. 여기에 삼성증권이 힘을 쏟고 있는 바이오 업종은 갖은 악재 탓에 투심이 악화된 상황이다. 실제 하반기들어 바이오 업종이라 할 수 있는 상장 사례는 올리패스 한 곳에 불과했고, 이 회사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3만7000~4만5000원)를 크게 하회한 2만원으로 공모가가 정해진 바 있다.

다만 분위기 반전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삼성증권이 상장을 주관하는 화장품 원료 제조사 엔에프씨는 지난 1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했다. 면역 항암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는 메드팩토는 상장예비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을 성공적으로 상장시킨다면 지난해보다 좋은 IPO 실적을 올릴 수 있다. 더불어 대표주관에 비해 무게가 떨어지지만 공동주관에 나선 롯데리츠도 시장 관심을 받고 있다. 향후 리츠 상장이 많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상황이 대부분 증권사에게 좋지만은 않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이럴 때일 수록 주관사 지위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삼성증권은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땐 나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올해 하반기 들어 큐라클, 팜에이트, 엔젠바이오, 고바이오랩, 제이투에이치바이오텍 등의 상장 주관사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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